한진중공업이 올해 분양 물량을 대폭 늘린 가운데, 국내 주택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뉴시스
한진중공업이 올해 분양 물량을 대폭 늘린 가운데, 국내 주택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경영 정상화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지난해 건설부문의 활약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에는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며 분양시장에서의 성공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점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올해 전국 각지에 5,300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 물량인 733세대 대비 623% 급증한 물량이자 10여년간 한진중공업이 분양한 물량 중 최대 물량이다.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한 건설부문의 활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 수빅조선소발 악재로 대규모 위기를 겪었지만, 지난해 반등의 불씨를 지폈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 1조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를 거뒀고, 부채가 자산의 7,000억원 가량을 웃돌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순이익 3,06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고, 영업이익도 8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 늘었다. 여기에 1조2,000억원 가량의 부채를 털어내며 자본잠식도 해소했다. 위기를 초래했던 수빅조선소에 대한 지배력 상실에 따른 처분손익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진중공업의 반등에는 건설 부문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중공업의 사업 부문은 건설 부문과 조선 부문으로 나뉘는데, 지난해 두 사업 부문의 성적표가 엇갈린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진중공업의 건설 부문은 누적 영업익 260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 또한 2017년 1조6,06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7,39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조선 부문은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308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건설 부문의 활약에 힘 입어 올해 공급 물량을 대폭 늘림과 동시에 분양 성공에 대한 의지를 다졌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코로나19가 국내를 덮쳤고, 이에 따른 여파로 국내 건설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지수는 68.9로 지난해 12월 92.6 대비 23.7p 하락했다. 2월 지수로는 7년만에 최저치다. 3월 분양경기실사지수 또한 66.7로 전월 대비 22p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한 곳인 대구에서만 2,000세대가 넘는 분양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대구에서의 첫 분양은 5월 중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국내 상황이 좋지 않지만, 올해 분양은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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