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단협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집회를 갖고 있는 르노삼성 노조의 모습. /뉴시스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집회를 갖고 있는 르노삼성 노조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20년도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갈등은 여전히 ‘해빙기’를 맞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위기 상황에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까지 더해진 가운데, 언제쯤 노사가 하나로 힘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해 넘긴 2019년 임단협, 코로나19에도 대립 지속

한국지엠 노사는 최근 지난해 임단협과 관련해 중대한 진전을 이뤄냈다. 지난 26일, 임금동결·성과급 미지급 등을 골자로 한 2019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협상을 재개해 5차례 교섭 만에 이룬 성과였으며, 여기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감도 반영됐다.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한국지엠도 코로나19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진전은 더 나아가지 못했다. 임단협이 최종 마침표를 찍기 위해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야하는데, 확대간부합동회의가 성원 미달로 무산되며 조합원 찬반투표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확대간부합동회의가 무산된 배경엔 잠정합의안에 대한 일부 대의원의 반발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지엠 노조는 오는 31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다시 소집해 잠정합의안을 보고하고, 조합원 찬반투표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다만, 내부 반발이 지속될 경우 이 역시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한국지엠과 함께 2019년 임단협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한국지엠은 그나마 잠정합의안이라도 마련했지만, 르노삼성은 벼랑 끝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6일 사측에 최종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본급은 동결하되 직무수당을 인상하고, 생산직과 영업직의 직군을 통합하는 것이 핵심 요구사항이다. 아울러 최종안이 받아질 경우 집행부가 전원 사퇴하겠다며 사측 교섭 대표 또한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임단협 난항에 대한 책임을 노사가 함께 나눠지자는 측면에서다.

하지만 사측 입장에선 인사본부장의 퇴진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점에서 노조의 최후통첩이 소기의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내수부진과 수출 감소로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올해 초부터 나란히 신차공세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지속된 노사갈등은 이 같은 신차공세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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