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모기업 두산중공업의 경영위기 속에 골프모임을 가진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들이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모기업 두산중공업의 경영위기 속에 골프모임을 가진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들이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두산인프라코어가 코로나19 사태와 경영위기 속에 임직원의 ‘골프모임’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따가운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경영위기 망각한 골프모임

재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 12명은 지난 28일 골프모임을 가졌다. 장소는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강원도 춘천의 라데나 골프클럽이었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모임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높은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하고 있다.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핵심 내용이다.

더욱이 이날 골프모임엔 이달 중순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원 2명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귀국 시점엔 미국 내 확산세가 크지 않았고 별도의 자가격리 지침도 없었지만, 최근 미국은 하루에 2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하며 확진자 수가 전 세계 1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이를 두고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등에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는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골프모임은 최근 회사 상황과 맞물려 더욱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이자 두산인프라코어의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마주한 상황이다. 거듭된 적자와 수주 감소 속에 명예퇴직을 단행한데 이어 휴업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무려 1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골프모임은 이 같은 긴급지원 결정이 나온 다음날 진행됐다. 국민의 혈세가 대거 투입된 직후, 정작 회사 임직원들은 골프모임을 즐긴 셈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 이용료를 사비로 지출한 점과 미국 출장 직원의 격리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해선 일부 해명을 내놓기도 했지만,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인정했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역시 “이런 시기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민감한 시기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향후 두산중공업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할 경우, 악화된 여론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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