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 09:51
항공업계, 남녀 급여 차이 2배?… 사실일까
항공업계, 남녀 급여 차이 2배?… 사실일까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4.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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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
사업보고서 기준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평균 연봉이 남녀 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왜곡된 자료라면서 정면으로 반박했다. /각 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연봉 수준이 성별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항공사의 남녀 직원 근속연수는 비슷하다는 점에서 항공업계가 여성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성별 간 급여차이는 없다”고 일축 한다. 이유가 뭘까. 

◇ 남녀 급여 차이 최대 2.53배… 임금 성차별?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항공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업계의 남성과 여성 평균 급여 차이는 최대 2.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조사 대상은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총 7개사이며, 사업부문은 항공운송을 기준으로 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에어서울과 에어인천, 플라이강원 등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업보고서상 남녀 간 평균 급여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난 항공사는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 남성근로자는 총 1,788명이며 연간급여 총액은 1,351억1,600만원이다. 이를 1인당 평균 연봉으로 계산할 시 약 7,557만원이다. 반면 제주항공 여성근로자는 총 1,518명, 연간급여 총액은 460억1,000만원이며, 1인당 평균 연봉은 약 3,031만원이다.

제주항공 근로자의 남녀 간 연봉 차이는 약 2.53배 차이를 보인다. 심지어 제주항공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이 3.4년, 여성이 3.6년으로 여성근로자가 소폭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에어부산이 큰 차이를 보였다. 에어부산의 남성근로자는 794명, 평균 근속연수 3.8년이며, 연간급여 총액은 594억7,500만원으로 1인 평균 연봉은 7,491만원(사업보고서상 7,800만원)이다. 에어부산 여성근로자는 660명, 평균 근속연수 3.9년이며 연간급여 총액 212억800만원, 1인 평균 연봉은 3,213만원(사업보고서상 3,500만원)이다. 남녀근로자의 연봉은 약 2.33배(2.23배) 차이를 보였다.

이어 진에어의 1인 평균 급여는 남성근로자 7,300만원, 여성근로자 3,400만원으로 약 2.15배 차이를 보였으며, 아시아나항공은 남성근로자 8,800만원, 여성근로자 4,300만원으로 약 2.05배 차이가 났다.

이스타항공(1.97배)과 티웨이항공(1.90배), 대한항공(1.88배) 등 3개 항공사는 2배 이하의 차이를 보였다.

◇ 항공업계 “직군 구분없이 전직원 포함 단순 계산… ‘평균의 함정’”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평균의 함정”이라고 지적한다. 서류상 드러난 숫자(수치)만을 단순 계산해 평균을 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실제 항공업계 사업보고서에는 회사 근로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대부분 ‘항공운송사업’ 부문 하나만으로 한정돼 있다. 항공운송사업 부문에는 운항승무원·캐빈승무원·지상직·사무직·정비사 등 모든 근로자들이 포함돼 단순 비교 시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업보고서상 남녀 직원 간 급여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운항(항공기 조종) 특기 승무원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 관계자에 따르면 자사 운항승무원은 2,502명이며,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이 중 여성은 50여명도 채 되지 않으며, 이들 개인의 연봉이 1억원을 웃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항공운송사업 부문 남성근로자는 7,995명인데, 이들 중 2,000여명(4분의 1) 이상이 운항승무원이라 대한항공 남성 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 측도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송업 종사자는 총 9,155명이며 이 중 남성근로자는 4,331명이다. 이들 가운데 운항승무원은 약 1,600여명이며, 대부분이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남성근로자의 약 36.9%에 달하는 인원이 운항승무원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항승무원의 연봉은 대부분이 1억원 이상이며, 이는 일반 사무직이나 지상직·캐빈승무원들과 비교할 시 2∼3배 차이를 보인다”며 “사업보고서에 공개된 남녀 평균 연봉 데이터는 직군을 세분화하지 않고 전체 직원을 기준으로 해서 계산한 단순 결과(평균)다. 그 때문에 왜곡된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상무 직급의 일부 미등기임원 연봉도 운항승무원보다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LCC 측 관계자들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LCC 관계자는 “요즘 시대에 동일 직군에서 남녀 간에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운항승무원 직군에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남성인 점과 신입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은 점 등을 모두 감안하면 사업보고서상 남녀 임금 격차는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 직군이면서 같은 연차인 남성과 여성근로자들의 임금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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