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 건설사의 직원 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지난해 5대 건설사의 직원 수가 전년 대비 1,400여명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지난해 5대 건설사의 영업이익과 총 직원 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실적 부진,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건설사들의 인력 상황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 및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건설부문)·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 등 5대 건설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 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건설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 수는 3만520명(비정규직 포함)으로, 전년 3만1,462명 대비 2.9% 줄었다.

직원 수 감소폭이 가장 큰 건설사는 대림산업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6,619명으로 전년 7,133명 대비 514명(-7.21%) 줄었다. 이어 △GS건설 159명(-2.33%) △삼성물산 건설부문 157명(-2.7%) △현대건설 140명(-2.15%) 등 순으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의 경우엔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 5,385명으로 전년 5,357명 대비 0.52%(28명) 가량 소폭 늘었다.

각 건설사에 따르면 이는 매년 이뤄지는 채용과 퇴사의 수순에 따른 ‘일반적인 감소’ 현상이다. 직원 수의 감소폭이 업황 악화로 인해 인력 감축에 나선 만큼 크지 않고, 회사 차원에서의 인력 감축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5대 건설사 중 지난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대규모 현장 준공 등으로 기간제 근로자의 인력이 대거 이탈하는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올해의 경우엔 이 같은 감소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침체기인 상황에 코로나19 확산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직원 감소 추이가 반등을 맞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5대 건설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3조6,605억원으로 2018년 영업이익 합계 4조1,512억원 대비 11.8% 가량 줄었다. 또한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액은 223억달러로 2018년 321억달러 대비 30% 가량 줄었고, 5대 건설사의 지난해 해외 사업 매출도 17조9,341억원으로 전년 21조8,886억원 대비 18% 가량 줄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건설경기실사지수는 59.5로 2013년 2월 이후 7년 1개월만에 60선을 후퇴했다. 올해 해외수주 또한 2월 말 기준 94억달러로 전년 동기 36억달러를 크게 웃돌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이 본격화된 3월 한 달간 해외수주액은 18억달러에 그쳤다. 여기에 일부 해외현장 등은 현지 봉쇄령으로 인해 현장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신규채용도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고용경직성으로 신규채용을 1차적으로 크게 줄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300인 이상인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126곳 중 27.8%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아예 한 명도 뽑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 중 채용을 줄이는 기업은 19.0%에 달했다. 또 32.5%의 기업이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근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75%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이유로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3곳 중 1곳이 아직까지 상반기 채용 여부 자체를 결정하지 못했단 얘기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경기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는 건설업계의 보수적 채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향후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업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업계 채용 등 인력 상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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