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LG상사가 깜짝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이 효과로 주춤세를 보였던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에 주가 반짝  

6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LG상사는 전 거래일 대비 29.67%(2,700원) 오른 1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상사의 깜짝 상한가는 대규모 자사주 취득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LG상사는 지난 3일 장마감 후 자사주 1,000억원을 취득하기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위탁투자중개업자인 KB증권과 계약을 체결하고, 4월 6일부터 12월 15일 까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내용이었다. LG상사는 3일 종가 기준으로 볼 때 28.4% 지분율에 해당하는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게 됐다.  

통상 자사주 매입 소식은 주식 시장에 호재로 인식된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유통 주식 물량이 감소돼 주주들의 보유 주식의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사가 책임경영과 주가 부양 의지를 알리는 메시지로도 활용된다. 

LG상사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경기 우려와 불확실성의 증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화를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에 대해 시장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6일 LG상사의 주가는 가격 제한폭까지 뛰며, 3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1만원대선을 회복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7% 상향해 1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상사는 북경타워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현금 유입액이 적지 않다”며 “(해당 일회성 현금을) 배당 확대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엔 배당 대신 자사주 취득을 선택했다. 자사주 취득 규모가 시장의 예상 상회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기업 가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을 구조적으로 일구어내기 쉽지 않은 영업 환경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 지난해 부진한 실적… 올해 실적 향방 주목  

LG상사는 올 1분기 LG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전량을 매각해 3,412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LG상사는 해당 현금 자산액의 일부를 자사주 취득액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현금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쓸 방침이다. 백 연구원은 영업환경 악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는 점에 긍정적으로 봤다.

LG상사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상황이다. LG상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1,348억원, 순손실 1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6% 감소했고 손손익은 2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자원 시황 부진과 기존 수주 프로젝트 사업 종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에 LG상사 주가는 지난 2월부터 한 달여간 주춤세를 보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지난 3월 20일에는 장중 6,59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인 LG상사 주가는 이번에 자사주 매입 호재로 반짝 반등세에 성공했다. 다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회사의 실적 및 기업 가치 상승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실적과 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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