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1차 임상 진행 및 결과 도출 목전,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협력 분주
美 FDA, 치료제·백신 후보물질 일부 독성시험 면제… 식약처도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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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및 국가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을 먼저 개발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 여러 기관 및 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의 한 백신전문 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는 최근 코로나19 예방 백신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CNN 등 외신은 지난달 중순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바이오테크 업체 모더나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약품 ‘메신저RNA-1273’을 첫 실험 참가자에게 투여했다고 전했다.

‘메신저RNA-1273’ 백신은 코로나19에 면역 반응을 보이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인체 세포가 만들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모더나 측의 설명이다. 임상1상 시험은 시애틀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보건연구소에서 6주 동안 진행된다. 실험 참가자는 총 45명의 건강한 성인으로, 28일 간격으로 각기 다른 용량의 백신주사를 두 차례 투여 받는다.

이번 실험은 백신이 인체에 안전한지와 목표한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한국계 과학자 조셉 김 박사가 이끄는 이노비오(inovio)도 이번달 내 코로나19 백신 임상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오는 9월에 임상1상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당국도 지난달 17일 군사의학연구원 천웨이(陳薇)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의 ‘재조합 코로나19 백신(아데노 바이러스 매개체)’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연구진은 해당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후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 지역 주민 108명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이후 임상에 참여한 백신 접종자들에 대해 14일간 격리관찰이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18명의 지원자가 격리 기간을 채우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첫 번째 임상시험 결과는 이번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해당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대규모 2·3차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 중국 캔시노바이오로직스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1상에 착수했으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영국), 사노피(프랑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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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바이오사들이 서로 손을 잡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 픽사베이

GSK는 중국 생명공학기업인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과 함께 백신 개발에 나섰다.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은 중국 최대 규모의 자체 상업용 cGMP 제약시설 가운데 하나를 보유한 생명공학기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이 완료됐을 시 생산시설 확충과 대규모 제조‧공급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사노피의 백신 글로벌 사업부인 사노피 파스퇴르는 임상단계 메신저 RNA(mRNA)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미국의 트랜스레이트 바이오와 ‘코로나19 예방 mRNA 백신’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사노피 측은 앞서 지난 2월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예방대응본부(ASPR) 직속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협력해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후보’ 개발을 진행키로 합의한 바 있다. BARDA 측과 협력을 진행함에 따라 사노피 측은 재조합 단백질 기반 코로나19 백신 후보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임상 미완료 백신을 투여할 수 있는 ‘긴급처방허가’ 및 ‘임상 독성시험 면제’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임상 독성시험 면제는 DNA 백신 등 안정성이 검증된 기술 중 같은 ‘플랫폼 기술’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한해 가능하다. 즉 앞서 생산돼 공급 중이던 특정 백신이나 치료제 등에서 항원이나 유전정보만 바꿀 시 즉시 대체 가능한 제품들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다. 이 경우 백신 개발 중 독성 시험으로 소요되는 기간인 6개월 정도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다.

긴급처방허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경우 FDA와 처방 대상 의료진의 동의를 거칠 경우 임상을 마무리 하지 않은 백신을 투여할 수 있는 제도다. 모더나와 이노비오 등 미국 제약사는 해당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지만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독성 시험을 면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도 이에 질세라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올해 코로나19 등 백신·치료제 사업예산을 255억3,200만원을 확보해 지원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백신 분야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CG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등이, 치료제 분야에서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이뮨메드 △유틸렉스 △일양약품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한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의 경우 현재 독성시험 면제나 임상시험을 최대한 간소화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내 허가당국에서도 이를 감안해 임시로라도 독성시험을 면제해 준다면 국내 기업들도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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