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왼쪽) 광진을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손 모습과 서대문구 인왕시장앞에서 미래통합당 서대문구을 송주범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손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뉴시스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왼쪽) 광진을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손 모습과 서대문구 인왕시장앞에서 미래통합당 서대문구을 송주범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손 모습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막판까지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보수층, 이른바 ‘샤이(shy) 보수’의 존재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최근 정당 지지도와 각 지역구별 여론조사 흐름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샤이 보수’ 민심이 결국 투표 당일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숨은 표는 없다”며 현재의 여론조사 흐름이 선거 결과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에 홍준표 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현 통합당)은 민주당 우세의 여론조사 결과를 ‘샤이 보수론’으로 반박하며 한국당 승리를 자신했었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는 한국당의 대참패,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이번 총선에서는 어떤 결과로 막을 내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정권심판론’ 바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통합당에서 부쩍 ‘샤이 보수’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서울지역 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통합당에) 좀 어렵지 않으냐는 목소리가 있다”며 “초기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로 직결된다고 절대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직도 보수층 가운데는 자신들의 의견을 대놓고 표현하는 게 좀 부담스러운 (샤이) 보수층이 여권 층보다 많다”며 “지금 여론조사상에서 10% 내외로 차이가 나는 것들은 거의 다 접전 지역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입장을 결정한 유권자들이 지금 한 80%다. 20%에서 30%까지는 아직 미정이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명길 선대위 총괄위원장 비서실장은 <시사위크> 통화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첫 한 주가 지나면 기류가 바뀐다는 것이 보통 지금까지의 선거였고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가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는데 여론조사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조사 결과에 잘 반영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박형준 위원장과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에는 여론조사하고 실제 투표 결과가 그렇게 큰 차이가 안 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위원장은 “샤이 보수 자체는 글자 그대로 ‘보수임을 드러내기가 좀 꺼림칙하다, 떳떳하지 못하다’라고 느끼는 그런 분들인데 태극기부대라든지 이미 본인이 보수라고 하는 걸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거나 그렇지 않은 분위기가 된 지가 좀 오래됐다”며 “그래서 샤이하다라는 걸 인정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자기모순일 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통합당의 지지도는 30% 수준, 그 박스권에서 지난 1년 동안 바뀐 적이 없다”며 “그 상황은 아마 감안하셔서 판단하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샤이 보수층’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시사위크> 통화에서 “보수 진영이 지금 독이 오를 만큼 올라있는데 샤이 보수가 굳이 여론조사에서 반응을 안 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서 민주당은 지난 주 대비 1.4%포인트 내린 43.2%로 집계됐다. 통합당은 1.2%포인트 하락한 28.8%로 30%대 아래로 떨어졌다.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주 전보다 2.4%포인트 내린 25.0%로 나타났다. 여권 지지 표심은 민주당이 참여한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으로 분산됐다. 시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8.1%포인트 내린 21.7%였고, 열린민주당은 2.7%포인트 오른 14.4%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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