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의 거래규모가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의 거래규모가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논란에 휩싸였던 이수만 회장 개인회사와의 거래규모를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크기획과의 거래규모는 151억2,600여만원이다. 이는 모두 라이크기획의 프로듀싱 용역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가 지급한 금액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의 2018년 거래규모는 145억2,500여만원이었다. 1년 새 4.1%, 약 6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2009년 35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양측의 거래규모는 2014년을 기해 연간 100억원대 이상으로 껑충 뛰었으며, 최근 10년간 누적 거래규모는 9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인 개인회사이며, 기업형태는 개인사업자다. 라이크기획이 곧 이수만 회장인 셈이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회장이 자신의 이니셜을 붙여 설립한 SM엔터테인먼트와 태생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사업보고서 중 ‘사업의 개요’ 항목에서 “SM엔터테인먼트는 프로그램제작업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현재는 라이크기획 등 관계회사와 함께 음반기획, 레코딩사업 및 연예매니지먼트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 거듭된 거래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수만 회장의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이자, SM엔터테인먼트 일반주주와 이해가 상충될 수 있는 사안이란 지적이었다. 심지어 향후 승계를 위한 밑그림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행동주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KB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과 5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보유 상황을 공개하며 3대 주주에 오른 데 이어 6월엔 주주서한을 보냈다. 여기엔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 배당 실시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상 문제를 지적하며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지적 및 주주의 요구사항 중 경영 개선, 주주환원 등 일부는 수용했지만, 라이크기획 관련 내용에 대해선 팽팽히 맞섰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며 외부 전문기관들의 자문 및 검토를 거쳐 적정한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고 법률적 문제점이 없다”는 것이 SM엔터테인먼트의 공식입장이었다.

또한 KB자산운용의 합병 요구에 대해선 “라이크기획은 법인 형태가 아니어서 합병이 불가능하며 합병을 강요할 권리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국감에서도 해당 내용이 도마 위에 오르는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자산이 5조원 미만이어서 법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논란에도 불구하고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의 거래규모가 증가했다.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올해도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이수만 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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