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제조업체 국순당이 배종호 시대의 막을 내리고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 네이버 지도
전통주 제조업체 국순당이 배중호 시대의 막을 내리고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백세주’로 유명한 코스닥 기업 국순당이 3세경영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부친인 배중호 대표를 이어 방향키를 잡게 된 배상민 신임 대표가 기로에 선 국순당에 쇄신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상폐 위기 속 막 올린 ‘배상민 시대’

전통주 기업 국순당이 ‘배중호 시대’의 막을 내렸다. 국순당은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배 대표의 장남인 배상민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1981년생인 배 신임 대표는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모니터그룹 서울오피스에서 시니어 컨설턴트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12년 국순당에 합류해 혁신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조부인 배상면 창업주와 부친을 이어 국순당의 키를 잡게 된 배 신임 대표의 역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영업 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국순당은 지난해 또 흑자 달성에 실패해 상장사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해당 사유로 인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백세주를 필두로 전통주 전문 업체로서 위상을 이어오던 국순당은 2015년 백수오 사태가 터지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1,000억원을 향해가던 연매출은 순식간에 774억원으로 줄었다. 또 수십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내며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또 막걸리 등 전통주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 매출 회복, 재무 양호… 지위 유지 청신호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상폐 위기에 몰렸지만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국순당이 실제 상폐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은 아니다. 국순당과 마찬가지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렸던 자전거 제조업체 알톤스포츠가 기상회생 해 희망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코스닥시장본부는 5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알톤스포츠의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관련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8일부터 알톤스포츠의 주식은 두 달여 만에 정상 거래됐다.

국순당은 알톤스포츠보다 기업 건전성이 월등히 높다고 평가 받는다. 알톤스포츠의 부채비율이 112% 달한 반면 국순당은 23%에 불과하다. 알톤스포츠는 장기적 대규모 손실로 인해 잉여금이 바닥난 상태지만 국순당은 여전히 1,697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국순당이 알톤스포츠 보다 4배 많다. 뉴트로 열풍과 저도수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국순당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대목이다. 실제 통계청의 ‘주류별 지역별 주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8년 탁주와 약주의 시장점유율은 소폭이나마 전년 대비 오름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순당은 연매출이 1,000억원으로 올라서며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상장폐지 위기 속에서도 배당을 실시했는데 현금 보유 등 재무 건전성에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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