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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미래를 열다
[수소경제, 미래를 열다⑧] 도로 위 환경지킴이 ‘수소 자동차’
2020. 04. 10 by 박설민 기자 ihatefree1@sisaweek.com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운송수단은 매우 유용하지만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운송수단의 도입을 가속화되면서 ‘수소 전기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류의 산업역사는 화석연료와 늘 함께해 왔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말 석탄을 사용하면서 산업혁명이 시작됐으며 이후 석유와 천연가스는 동력원·발전·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이용됐다. 현재도 전세계 총 에너지 의존량의 85%를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는 휘발유, 경유 등의 형태로 자동차 등 운송수단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료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스모그와 같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환경문제의 주요원인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운송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2018년 발표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의 전 세계 교통부문 배출량은 지난 2016년 기준 약 80억톤으로 전체 배출량의 25%를 차지했다. 

이 중 승용차, 트럭, 버스 등 자동차 부문이 전체 교통부문 총 배출량의 74%로 집계됐다. 아울러 경유 차량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이 전체 배출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산화물은 호흡기 질환 및 광학 스모그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이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운송수단으로 인해 대기오염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세계 각국에서는 ‘친환경 운송수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것이 최근 세계적으로 ‘수소 전기차’ 기술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다.

 수소 전기차 구동원리 모식도. 차량 내부에 설치된 연료전지로 공급된 수소는 산소·촉매와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전기가 발생하면서 모터를 구동해 차가 움직인다./ 현대자동차

◇ ‘궁극의 친환경차’ 수소 전기차

수소 전기차(FCEV, 이하 수소차)는 기존 가솔린 엔진 대신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연료전지로 공급된 수소는 산소·촉매와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전기가 발생하면서 모터를 구동해 차가 움직인다. 

수소차는 △수소탱크를 이용해 수소를 공급하는 방식 △메탄올을 분해해 수소를 공급하는 방식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대표적으로 이용되는 방식은 수소탱크를 이용해 수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를 충전해 수소차를 운행할 수 있다. 

메탄올 충전방식의 경우 수소탱크 방식보다 연료공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메탄을을 자동차 내부에서 직접 수소로 분해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다. 이 때문에 일반 자동차보다는 지게차, 드론 등 소형 수송장치에서 주로 이용된다.

수소차의 가장 큰 장점을 말하면 역시 ‘친환경’이라는 점이다. 수소가 산소와 반응해 전기를 생산할 시 배출되는 물질은 수증기 형태의 ‘물(H₂O)’뿐이다. 기존 가솔린 차량이 뿜어내던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긴 주행거리, 짧은 충전시간도 수소 전기차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대표 수소차인 현대자동차의 ‘넥쏘’를 기준으로 충전 시간은 5분이다. 한번 충전 시 약 5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이는 약 500km를 달릴 수 있는 분량이다. 친환경차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일반 전기차의 급속 충전 시간이 약 20~30분이며 주행거리가 300km수준인 것에 비해 우수한 수치다.

아울러 기존 가솔린·디젤 차량에 비해 경제성에서도 우수한 편이다. 현대자동차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 중형차가 1km를 달렸을 때 발생하는 연료비는 가솔린차가 155원, 디젤차는 97원, 수소차는 83원으로 가솔린·디젤 중형차보다 경제성이 우수했다. 월 연료비 기준으로도 수소차 넥쏘의 월 연료비는 10만3,950원으로 자사의 가솔린 차량 싼타페 2.0T(19만3,947원), 디젤 차량 싼타페 2.0D(12만1,014원)에 비해 훨씬 저렴했다.

전기차가 1km당 56원의 연료비가 발생하는 것에 비교하면 연료비 경제성에서 조금 밀리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수소 에너지 시장이 초기 단계라는 점과 추후 시장이 확대되면 수소 공급 가격이 하락하면 경제성 부문에서도 전기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 관계자는 “전기차는 수소차보다 우수한 경제성을 가지고 있지만 주행거리, 충전 시간 등에선 수소차가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며 “친환경차의 양대 산맥인 두 차종이 서로 상호보완관계로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수소차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10톤급 수소트럭은 유럽 상용차 전문매체 기자단 투표 ‘2020년 올해의 차’혁신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 한국,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되다

이처럼 환경, 경제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수소차는 ‘수소경제사회’의 핵심으로써 전 세계가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업계와 각 관계기관들의 노력으로 전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크게 앞서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 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수소차 경쟁국을 제치고 지난해 수소차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지난 1월 13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소차 판매량은 현대자동차 기준 3,666대다. 이는 전 세계 판매량 6,126대의 60%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내 수소차 보급도 지난해 말 기준 5,097대로 전년(908대) 대비 약 5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10톤급 수소트럭은 유럽 상용차 전문매체 기자단 투표 ‘2020년 올해의 차’혁신부문을 수상했으며 스위스와 1,600여대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불과 1년만에 수소경제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할 만한 결실을 만들어 낸 관계부처 및 산업계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지난 1년의 성과를 토대로 올해 수소경제 선도국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민·관이 더욱 합심해 달라”고 전했다.

여전히 부족한 수소충전소는 국내 수소차 시장 성장의 방해 요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에서는 건설부지 근처의 주민 설득과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 수소차 성장 발목 잡는 ‘수소충전소’ 확충… “주민 설득 및 규제 완화 노력 지속”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수소충전소는 국내 수소차 시장 성장의 방해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기존의 정부 계획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86개가 건설됐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34개에 불과하며 착공을 시작한 곳도 20곳이다. 수소충전소가 수소차 보급에 비해 부족하다보니 운전자들은 충전을 하기 위해 1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수소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수소충전소가 부족하다고 하기 힘들 정도로 초기단계다”라며 “휴대폰이 처음 나왔을 때 ‘무겁다’ ‘통신이 잘 안된다’ 등의 불만이 굉장히 많았으나 결국 완전히 우리 생활에 자리 잡았듯 수소충전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수소충전소 건설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분들의 반대로 인해 충전소 건설이 지연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주민 분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수소충전소 건설을 지체할 수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며 충전소 건설을 가속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국무조정실은 수소충전소의 복층형 건설을 허용했다. 제조 기능이 있는 수소충전소를 산업시설로 분류해 산업시설구역 입주도 허가됐다. 또한 수소 충전과 제조․공급이 함께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복합형 수소충전소(마더 스테이션)과 기존 수소충전시설과의 이격거리도 완화했다.

'수소차 굴기'로 인해 중국 내 수소차 시장은 급성장하면서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소차 시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소차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진출해 중국 시장을 선점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 급성장하는 중국 수소차 시장, 우수한 기술 보유한 국내 기업 진출 시급

아울러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수소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서둘러 투입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수소차 최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 확보를 위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수소차 개발·보급정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자동차업체들은 기술력이 부족해 수소차 핵심기술을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아웃소싱(기업의 업무 일부를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것)’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초기 기술개발단계인 중국 수소차 산업에 진출해 중국 내 시장 영향력을 강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지난 2017년 중국에서 수소차 생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도요타는 3년간의 시험을 마쳤으며 중국합작사인 FAW와 GAC에 자사의 수소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GAC,FAW, FOTON, 소주금영 등 다수의 중국 자동차 업체와 기술제휴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는 도요타의 이 같은 행보를 중국 수소차 산업 내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한국은 수소차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중국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도요타에게 중국 수소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초기시장을 우리의 선행기술을 이용해 선점할 경우 기술표준, 충전 인프라, 기업 이미지 등에서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을 통해 세계 수소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