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 견인·정치적 존재감 제고 ‘두 마리 토끼몰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후 광주 남구 무등시장 사거리에서 4·15 총선 광주 동남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상인에게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오후 광주 남구 무등시장 사거리에서 4·15 총선 광주 동남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상인에게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번 4·15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공식 선대위원장’으로 통하고 있다. 전국을 종횡무진하며 민주당 소속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임 전 실장이 가장 먼저 찾은 지역은 서울 광진을이다. 이 지역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와 승부를 벌이고 있어 격전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후 그는 3~5일 윤영찬·이탄희·홍정민·이수진 후보 등을 찾아 서울·경기권 표심을 공략하더니 6~7일에는 광주·전남 지역으로 가 사실상 호남 선대위원장 역할을 했다. 지난 8일에는 충남으로 이동해 문재인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복기왕·박수현·조한기 후보를 지원했고, 9일에는 강원지역 험지 후보를 도우러 이동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주말 수도권 접전지에 대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임 전 실장은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12일 다시 광진을 지역을 찾아 ‘굳히기 유세’에 나섰다. 또 지난 4일에 이어 11일에도 경기 용인정을 찾아 김범수 통합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탄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총선 이틀 전인 13일에는 대구·경북 일정까지 소화하며 오중기·권택흥·박형룡 후보 등을 지원했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지원인 셈이다.

통상 선거 국면에서는 당 선대위원장이 전국의 접전지를 돌며 자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이어간다.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 선거 초반 이해찬 대표가 과로로 인해 출신지인 충청 지역을 중점 지원하거나 중앙에서 공중전을 맡아 지원 유세에 전면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또 이인영 원내대표는 서울 구로갑에 출마했고, 상임 선대위원장인 이낙연 후보는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통합당 후보와 맞붙어 선거 구도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마음 놓고 지원 유세를 떠날 수 없었다.

이에 임 전 실장 본인의 의지도 있었지만, 지원 유세 합류의 결정적인 계기는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상임 선대위원장의 요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내 거물급 인사인 임 전 실장의 ‘자발적 지원’은 당으로서는 천군만마와 같고,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라 핵심 지지층 결집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은 행보에 대해 “지금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국력을 모으자고 하고 있는데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우리 정치가 다시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쉽지 않아 보이는 총선의 구도와 심재철 원내대표의 ‘1당 되면 탄핵 검토’ 등의 발언으로 (지금) 그냥 야인으로 있으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며 “대통령께서 건강까지 상해가시면서 저렇게 애를 쓰시는데 초대 비서실장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은 현재 당직도 없고, 출마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지난해 11월 종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밝혀 정치권을 술렁이게 했다. ‘정계 은퇴’에 가까운 그의 선언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잠재적 대권 주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 잠룡 명단에 오르고 있다’, ‘총선 후 거취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총선에 몰두할 것”이라면서도 “(총선 후) 제가 계획했던 일을 하면서 제가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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