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국 희비가 엇갈렸다. JTBC ‘부부의 세계’(왼쪽)가 시청률 고공행진인 반면, tvN ‘반의반’은 조기종영을 피하지 못했다. /JTBC스튜디오, tvN
종합편성채널 JTBC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국 희비가 엇갈렸다. JTBC ‘부부의 세계’(왼쪽)가 시청률 고공행진인 반면, tvN ‘반의반’은 조기종영을 피하지 못했다. /JTBC스튜디오, tvN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비지상파 드라마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부부의 세계’까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반면 케이블채널 tvN은 김태희‧정해인 등 이미 검증된 스타들을 앞세워 시청자 공략에 나섰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부진에 빠졌다.

◇ JTBC, 대박 또 대박  

지난해 2월 종영한 ‘SKY 캐슬’로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23.8%,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가구 기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JTBC는 올해 벌써 두 편의 ‘대박’ 드라마를 보유하게 됐다.

시작은 ‘이태원 클라쓰’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태원 클라쓰’는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1월 31일 첫 방송에서 5%의 시청률로 출발한 ‘이태원 클라쓰는’ 매회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3월 21일 방영한 마지막 회 시청률이 16.5%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태원 클라쓰’는 세계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이태원의 작은 거리에서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그들의 창업 신화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져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여기에 원작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박서준을 필두로 김다미‧유재명‧권나라 등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부부의 세계’가 ‘SKY 캐슬’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JTBC스튜디오
‘부부의 세계’가 ‘SKY 캐슬’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JTBC스튜디오

기분 좋은 흐름은 후속작 ‘부부의 세계’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영국 BBC 최고의 화제작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하는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로 김희애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27일 베일을 벗은 ‘부부의 세계’는 6.3%의 시청률로 ‘이태원 클라쓰’ 1회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1일 방송된 6회가 18.8%까지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태원 클라쓰’의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은 수치이자, JTBC 드라마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보유한 ‘SKY 캐슬’이 6회에서 8.9%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부부의 세계’가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SKY 캐슬’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목을 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왼쪽부터) ‘머니게임’ ‘메모리스트’ ‘반의반’. /tvN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왼쪽부터) ‘머니게임’ ‘메모리스트’ ‘반의반’. /tvN

◇ tvN, 계속되는 부진… 위기?

tvN은 지난 2월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이 21.7%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성민‧고수‧심은경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머니게임’은 지난 1월 15일 첫 방송에서 3.5%의 시청률로 시작한 뒤 지난 3월 5일 1.9%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영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첫 작가 도전으로 주목받은 ‘방법’은 2%대 시청률로 출발, 지난 3월 17일 마지막 회가 6.7%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10%의 문턱을 넘진 못했다. 

현재 방영 중인 ‘반의반’ ‘메모리스트’ ‘슬기로운 의사생활’ ‘하이바이, 마마!’ 네 편의 드라마 중 10%의 시청률을 넘긴 드라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뿐이다.

지난 2월 22일 첫 방영된 ‘하이바이, 마마!’는 김태희의 5년 만의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5.9%의 시청률로 출발한 ‘하이바이, 마마!’는 4회에서 최고 시청률 6.5%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방송분이 4.2%까지 떨어지며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승호 주연의 ‘메모리스트’도 2~3%대 시청률에 머무르면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고, 정해인의 멜로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반의반’은 매회 최저 시청률을 갱신하며 1.2%까지 추락했다. ‘반의반’ 제작진은 지난 8일 “작품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압축 편성을 결정했다”며 조기종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16부작이었던 ‘반의반’은 12회로 종영한다. 

‘화양연화- 삶이 꽃이 되는 순간’(왼쪽)과 ‘오 마이 베이비’가 tvN의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까. /tvN
‘화양연화- 삶이 꽃이 되는 순간’(왼쪽)과 ‘오 마이 베이비’가 tvN의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까. /tvN

◇ 피 터지는 라인업, 경쟁 더 치열해진다

tvN에게도 반격의 기회는 있다. 믿고 보는 배우들과 신선한 소재를 앞세운 기대작들이 대거 방송을 앞두고 있기 때문.

먼저 이보영 주연작 ‘화양연화-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 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재현(유지태 분)과 지수(이보영 분)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감성 멜로드라마. 이보영뿐 아니라 유지태가 의기투합, 기대를 모은다.

‘오 마이 베이비’도 기대작이다. 결혼 안 하고 아이만 낳으려는 서른아홉 싱글녀와 사랑도 결혼도 포기한 순간 다가온 세 남자의 발칙한 행복 찾기를 담은 작품으로, 장나라‧고준‧박병은‧ 정건주가 캐스팅됐다. ‘고백부부’ ‘VIP’ ‘황후의 품격’ 등 연이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장나가 또 하나의 히트작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역시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다.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작가, 이들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힐링 로맨스 드라마. 배우 김수현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반기 라인업도 눈길을 끄는데, 특히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얻으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비밀의 숲’이 2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와 주목받고 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과 정의롭고 따뜻한 경찰 한여진(배두나 분)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시즌을 이끌었던 조승우와 배두나, 치밀한 각본으로 주목받았던 이수연 작가가 이번에도 의기투합해 기대를 더한다.

이 밖에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서스펜스 멜로 ‘악의 꽃’, 박보검‧박소담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청춘기록’, 스타트업에 뛰어는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린 ‘스타트업’ 등이 시청자와 만난다.

올해 JTBC의 첫 수목극은 ‘쌍갑포차’다. /JTBC
올해 JTBC의 첫 수목극은 ‘쌍갑포차’다. /JTBC

JTBC도 드라마 강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단 각오다.

먼저 수목드라마가 부활해 눈길을 끈다. 2012년 드라마 ‘친애하는 당신에게’ 이후 8년 만. 올해 JTBC의 첫 수목극은 황정음‧육성재 주연의 ‘쌍갑포차’다. 배혜수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신비한 포장마차의 까칠한 이모님과 순수청년 아르바이트생이 손님들의 꿈속에 들어가 맺힌 한을 풀어주는 판타지 카운슬링 드라마다.

오는 27일 첫 방송되는 새 월화드라마 ‘모범형사’도 이목을 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형사가 은폐된 하나의 진실을 추적하는 통쾌한 수사극으로 ‘연기 장인’ 손현주가 주인공으로 나서 기대를 모은다.

‘우아한 친구들’은 ‘부부의 세계’ 후속작으로 유력하다. 40대 부부들이 모여 사는 신도시에서 살인사건을 계기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유준상과 송윤아가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개성파 배우 김성오도 함께 한다. ‘5각 로맨스’를 담은 ‘우리, 사랑했을까’도 시청자 저격에 나선다. 14년 차 독수공방 싱글맘 앞에 개성 강한 4명의 남자가 나타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송지효‧손호준 등이 출연한다.

또 ‘허쉬’(가제)도 황정민의 8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김하늘‧윤상현 주연의 ‘18 어게인’도 시청자와 만난다. 옹성우‧신예은 등 신예를 앞세운 ‘경우의 수’도 신선한 재미를 예고하고, 임시완이 물망에 오른 ‘런 온’, 동명의 인기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영거’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올해 이미 방영되거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뿐 아니라,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 라인업이 막강하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드라마 왕국’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방송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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