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 00:24
항공업계 노조, 청와대 앞에서 절박한 호소 나선 이유
항공업계 노조, 청와대 앞에서 절박한 호소 나선 이유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4.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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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만의 문제 아냐”… 하도급업체까지 줄도산 위기, 전방위 지원 필수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 문제점 지적… 전국 공항, 특별고용재난지역 선포 등 요청
/ 제갈민 기자
항공업계 노동조합이 14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 촉구를 강조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가 도미노식 도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정부는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원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응급환자가 구조를 요청했을 때, 그 사람이 수술비를 낼 수 있는지, 없는지를 따진 후 치료를 해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현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공동위원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하자 항공업계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며 울부짖었다. 정부가 항공업계 지원을 두고 여러 조건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섞여 있었다.

14일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소속 근로자 3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신속한 금융 지원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조 연맹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등 국내 7개 조종사 노조가 모여 만든 단체다. 전국연합노조연맹은 공항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노조와 EK맨파워 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기자회견문 낭독을 맡은 한태웅 에어부산 조종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항공·공항 산업은 직접고용 8만여명, 연관 종사자 25만여명에 달하는 국가기간산업이며, 인천공항의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인천공항은 이용객이 95% 이상 감소해 공항이 아닌 항공기 주기장 역할을 하는 처지가 됐고, 항공사들은 적자에 허덕이며 전 직원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 큰 문제점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언제 진정될 수 있을지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항공산업은 고유의 특성상 여러 분야의 수많은 직종과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관돼 한 항공사의 도산은 직접 고용된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닌 수많은 조업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해당 조업사의 하청 업체까지 줄도산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항공산업의 위기는 과거 부실 경영으로 위기에 빠진 다른 산업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우리는 언제라도 정상근무가 가능하다”며 “더 늦기 전에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보증, 세금 감면, 임금보조금 지급 등 위기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표 발언자로 나선 최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공동위원장(기장)은 현재 정부가 항공업계 지원을 차일피일 미루는 행태에 대해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작금의 현실에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에도 이 자리(기자회견)에 선 이유는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항공업계는) 국민과 국가의 도움 없이는 난관을 해쳐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명목으로 항공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했음에도 필수공익사업장의 폐업을 방관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며 “(응급환자 발생 시) 일단 사람을 살리고 난 후 치료비를 청구하는 것처럼 항공업계를 살린 후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제갈민 기자
항공업계 노조 관계자들으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청와대에 항공업계 지원 촉구 관련 서한을 전달했다. / 제갈민 기자

이어 조상훈 한국공항 노조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 위원장은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특별고용지원 대상을 지상조업사와 2차 협력사 등까지 확대해줄 것을 주장했다.

그는 “정부 정책부터 잘못됐다. 정부의 정책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항공사만으로 제한했다”며 “특별고용유지 대상이 되기 위해선 300인 이하 사업장이어야 한다. 여기 있는 모든 항공사는 근로자가 300인을 넘는다. 항공업계 중 노동부가 발표한 특별고용유지 업종에 해당되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작 지원이 필요한 지상조업사들과 협력사들은 특별고용유지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어렵다면 전국 공항을 특별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해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줘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항공산업 지상조업협력사 고용안정 보장 및 지원금 상향 △이스타항공 오너일가의 경영부실 책임 및 직원 고용안정 촉구 △항공사 휴업사태 장기화에 따른 조종사 자격유지 조건 한시적 완화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은 ‘신속한 정부지원을 촉구하는 항공업계 노동조합의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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