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들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들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진보정당 최초 4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정의당은 기대를 모았던 지역구에서 조차 당선에 실패하면서 향후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지역구인 고양갑에서 39.3%의 득표율을 얻으며 당선에 성공했다. 2위인 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32.7%)와 6.6%p 차이였다. 개표 초반까지는 심 대표와 이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 당락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표심은 현역 의원인 심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심 대표는 이날 당선이 확정 된 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어느 때보다 고심이 깊으셨을텐데 저 심상정을 믿고 지켜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과 애정어린 질책 모두 가슴 속 깊이 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보정당 최초의 4선이라는 기념비적 성과를 얻었음에도 심 대표와 정의당은 웃을 수 없었다. 심 대표를 제외하면 정의당은 지역구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정의당은 윤소하(목포), 이정미(인천 연수을),  추혜선(경기 안양동안을), 김종대(충북 청주상당) 등 현역 의원들을 대거 지역구 후보로 내세웠으나, 이들은 모두 낙선하며 정의당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여기에 진보진영의 성지로 평가받으며 그나마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던 창원성산에서 여영국 후보마저 낙선하면서 지역구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을 가장 앞장서서 주도했지만 오히려 바뀐 선거법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정의당은 비례위성정당의 창당을 막지 못하면서 결국 자충수에 빠지게 됐다. 과거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정의당’의 분위기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등 여권 비례정당에게 쏠리며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했다.

지역구뿐만 아니라 정당득표율도 목표치를 하회했다. 정의당은 이날 9시 기준 정당 득표율 9.6%를 얻었다. 비례대표에서도 최대 3~4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국회 당시 정의당의 의석수가 6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면치레는 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당초 기대 의석을 하회하면서 사실상 참패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의당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열고 총선 체제를 마무리한다.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진보정당으로서의 입지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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