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식을 파괴하는 가격으로 주목을 받은 '칸투칸'이 경영 효율성이 퇴보하며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 네이버 지도
시장 상식을 파괴하는 가격으로 주목을 받은 '칸투칸'이 경영 효율성이 퇴보하며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파격적인 가격과 독특한 마케팅 방식으로 ‘아웃도어계 이단아’를 자처한 칸투칸의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원가경쟁력 등 경영 효율성이 후퇴하면서 손실 부담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 흔들리는 변칙 전략?… 후퇴하는 경영 효율성

칸투칸의 혁신은 지속가능할까. 아웃도어 업계 이단아인 칸투칸에 우려의 시선이 보내지고 있다. 신발과 의류를 막론하고 제품 당 5만원 내외의 상식을 깨는 가격으로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칸투칸의 한풀 꺾인 성장세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칸투칸은 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기며 외관 법인이 된 2012년 이래 최저 실적을 남겼다. 5년째 흑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22억원을 기록했다. 600억원을 향해 가던 연매출도 3년 내리 하락해 432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칸투칸의 배당 정책이 2014년을 기점으로 멈춰선 것도 실적난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소위 ‘돈맥경화’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 근심을 키우고 있다. 칸투칸은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서도 현금 유입 활로는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마저 마이너스(36억원)로 돌아서 적자 기조를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특히 칸투칸의 저력인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경영 효율성이 퇴보하고 있다. 칸투칸이 지난 5년간 흑자를 남기지 못한 건 우선적으로 제품 판매량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이 첫 번째 원인이다. 이와 동시에 원가 경쟁력까지 떨어져 만성적 적자 구조를 띄게 됐다는 분석이다. 매출원가율이 60%를 하회할 때 칸투칸은 흑자를 남겼지만, 이를 넘어서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칸투칸이 적자 터널에 진입했던 2015년 원가율은 69%에 달했다.

◇ 직원 모델, 백화점 입점 안하고도 판관비 ‘껑충’

덩달아 판매관리비 부담까지 커져 손실을 부채질했다. 지난 8년간 고정비 성격이 강한 칸투칸의 판관비율은 20%에서 30%를 넘어 지난해 47%까지 치솟았다. 광고비 지출도 뛰어 칸투칸의 자랑인 비용 절감 노력을 무색케 하고 있다. 칸투칸은 전문 모델을 발탁하지 않고 직원 및 지인을 차용하는 걸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칸투칸은 5만원 내외의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또한 불필요한 수수료 지출을 막기 위해 백화점 및 마트에 입점하지 않고 있다. 시장 상식을 뛰어넘는 칸투칸의 변칙 전략 전반에 재검토가 요구된다.

판매량이 줄면서 오프라인 매장도 쪼그라들었다. 20개가 넘던 직영점은 현재 13개로 축소됐다. 대신 일종의 팝업스토어 성격인 ‘안테나 매장’을 운영해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공실이 발생한 공간에서 반짝 영업을 하고 철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인테리어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칸투칸식 영업 전략이 발휘된 셈이다.

칸투칸 관계자는 “2014년 이후 아웃도어 업황이 나빠져 스포츠와 골프 등으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원가율 개선과 함께 판가를 유지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제품을 서칭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신사업 투자가 대부분 차입으로 이뤄져 나빠졌던 재무상태가 최근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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