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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총선 결과 무겁게 받아들이는 이유
문재인 대통령, 총선 결과 무겁게 받아들이는 이유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4.16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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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아세안+3 화상정상회의' 시작 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아세안+3 화상정상회의' 시작 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제21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4년차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집권 후반기에 치러진 총선임에도 ‘정권 심판’ 대신 사실상 ‘재신임’의 성격이 강한 총선 결과가 나오면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국난극복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민이 총선에서 보여준 민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정부 힘 실어주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같은 낮은 자세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높은 지지는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한다”며 “갚아야 할 외상값이 많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총선 다음날인 16일 청와대는 총선에서 이겼다는 안도감이 맴돌았으나,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의 출현에 긴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180석은 패스트트랙 법안 추진이 가능한 의석이다. 사실상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200석이 필요한 개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재신임’을 표한 것으로, ‘여소야대’로 시작한 정부가 후반기에 ‘여대야소’로 바뀐 것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권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여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인해 패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원활한 국정 운영 수행 여건에 마련됐음에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현재의 압도적인 지지가 다음 선거에서는 ‘심판’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했으나 청와대에 긴장감이 맴돈 것은 이 때문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으로 (청와대에서는)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해야 될 일이 많기 때문에 방역·경제 등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냈다.

여당의 압승이란 결과 앞에서도 문 대통령의 이날 첫 메시지는 세월호 6주기에 대한 추모였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의 아이들이 우리에게 교훈을 남겨줬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와 대책 속에는 세월호의 교훈이 담겨있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를 지키는 국민들의 뜻은 '누구도 속절없이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총선에 대한 문 대통령의 소감은 이날 오후에서야 나왔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선거를 통해 보여주신 것은 간절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간절함이 국난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셨다”고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며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겠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겪어보지 못한 국가적 위기에 맞서야 하지만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 그리고 반드시 이겨내겠다”며 “정부의 위기극복에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국민들께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질서 있게 선거와 투표에 참여해주셨고, 자가격리자까지 포함하여 기적 같은 투표율을 기록해주셨다”며 “그리하여 큰 목소리에 가려져 있었던 진정한 민심을 보여주셨다”고 언급했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김대호·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막말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큰 목소리’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선거 과정을 복기하면 막말이라든지, 선거판을 뒤덮는 목소리들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의 압승에 따라 공수처법 등 각종 개혁과제가 차질없이 추진되고 야당과 연합해 개헌을 재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경제살리기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살리기’가 압도적인 지지를 표한 이유이며, 국민의 ‘간절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선거가 어제 막 끝났고 지금 현재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비상한 대응을 하고 있는 시기”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국난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문 대통령 입장에 향후 국정방향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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