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으로 사실상 올해 상반기 자사의 게임을 플레이해주는 이용자들과의 만남 계획이 통째로 무산된 게임사들이 ‘랜선모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형게임사 중 한 곳인 넥슨은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V4의 이용자들의 친목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 ‘브이포포차’를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잠정 중단했다.

이를 대신해 유명 인플루언서와 이용자들을 초청해 ‘브이포티비’를 시작했다. 신규 클래스 분석과 필드보스 레이드, 강화 대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방송 말미에는 V4 개발사 넷게임즈가 마련한 보상 소식에 이용자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관련해서는 유명 크리에이터를 섭외해 직접 플레이하는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점검시간을 이용해 MC 모영순과 CM 에이든이 이용자와 소통하며 패치 내용을 소개하는 실시간 방송 콘텐츠 ‘모아시스’를 진행했다. 지난 8일부터는 게임 내에서 각국의 문화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신비한 엘리의 물 축제’도 진행하고 있다. 

e스포츠를 활용한 랜선모임도 눈에 띈다. 넷마블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인기 MMORPG ‘A3:스틸얼라이브’의 배틀로얄 리그 프리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시즌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보상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중국 게임사 창유는 모바일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익스트림 매치’의 트위치 생방송을 실시한 바 있다.

국내외 게임사들이 온라인으로 모이는 것은 코로나19로 물 건너간 오프라인 행사 대체 차원이다. 당초 계획대로였다면 봄맞이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됐거나 e스포츠의 경우 시즌 경기와 정규 리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터였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모든 게임사들이 지난 약 두 달간 모든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e스포츠 현장 관람은 물론이고 팬들을 위한 선수단 팬사인회, 팬미팅 등도 줄줄이 취소돼 분위기도 다소 침체됐다.

오프라인 소통 창구가 끊긴 게임사들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는 입을 모은다. 물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창구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을 벗어나 직접 만나 교류하는 것은 이용자와 게임사 모두에게는 크게 다르다. 이용자는 안정적으로 게임이 서비스될 것이라는 확신, 게임사는 자사를 향한 탄탄한 지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업데이트는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고 있다. 그럼에도 이용자층을 탄탄히 하고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덕심’을 잡는 것은 오프라인 행사가 적격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게임사들이 이용자들을 위해 마련한 온라인 콘텐츠는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제작에도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해도 그나마 있는 콘텐츠를 나노 단위로 쪼개 덕질을 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한계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는 게임’을 제공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은 탁월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이용자들이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면 결국 이탈되기 마련이다. 게임사들은 이 불변의 진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되고 이용자들을 만나기 한 보 앞까지 어떤 개성있는 콘텐츠를 선보일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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