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이 열린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서울시당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이 열린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서울시당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제3지대 정당의 참패로 기록되는 이번 4‧15 총선에서 국민의당과 민생당 등 군소정당이 생존법을 찾아 나섰다. 내상을 회복하고 당의 방향을 잡는데 골몰하고 있지만, 대내외적 악조건 속에 이들 정당이 재건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은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당 사무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극심한 제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참 많이 부족했다”며 “다른 거대 정당들은 선거가 끝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저희는 지금이 바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당초 비례의석 10석을 목표로 했으나 총선 결과 3석에 그쳤다. 이에 당내에서는 야권 혁신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 의원은 전날(16일) 기자회견에서 “야권이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한 핵심원인은 혁신의 부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은 스스로 돌아볼 것이며, 야권 혁신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혁신준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당의 방향성과 중장기 비전을 설정해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생당 역시 이날 선대위 해단식을 열고 당 수습에 나섰다. 민생당은 내달 31일 날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방향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생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당선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정당 득표율에서도 3%를 넘지 못해 비례대표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당 때문에 선거에 나섰지만 이렇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데 대해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후보자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정화 공동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정화 공동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원외 정당’으로 밀려난 민생당은 분주해졌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전날(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새로운 길을 열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에 처했다. 중도정당 정신으로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당은 이번 주말 동안 최고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TF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앙당 차원에서 변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마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당과 민생당 모두 총선 후유증을 수습하고 재건에 성공하기까지는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민생당의 경우 총선 전까지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어왔던 만큼 비상대책위 성격의 ‘전당대회 TF’ 구성 등 산재한 문제를 앞두고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김 공동대표도 전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 “각자도생의 이견이 있는 분이 계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다수는 원칙을 지키면서 힘들지만 제3당으로 가보자는 분들이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제3지대 정당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민생당의 전면적 개혁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번 총선의 경우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제3지대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민생당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당 된다면 우리 정치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미래통합당에서 새어 나오는 통합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앞서 주호영 의원 등 통합당 일부는 혁신 방책으로 국민의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이를 일축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해단식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통합 논의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태규 전 선대본부장 역시 전날 기자회견 후 “통합당의 뜻은 알겠으나. 합친다고 신뢰를 얻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대선을 앞두고 통합당이 정치적 외연을 넓혀야 하는 만큼, 국민의당과 통합당의 합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합당 내부에서 판단했을 때 황교안 전 대표의 치명적 약점이 중도 확장성이 없다는 점이었다”라며 “대통령 선거에서는 중도세력을 얻지 못하면 필패이기 때문에 안 대표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비례 정당으로 나섰는데, 대선 국면에서 인재들이 안 대표를 중심으로 모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통합당하고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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