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호날두가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미용보조기기 '식스패드'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코리아테크가 지난해 적자 전환됐다. / 코리아테크
축구선수 호날두가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미용보조기기 ‘식스패드’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코리아테크가 지난해 적자 전환됐다. / 코리아테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이영애 리파’ ‘호날두 패드’ 등으로 유명한 뷰티헬스디바이스 유통사 코리아테크의 공든 탑이 휘청이고 있다. 고속 성장의 비결인 스타 마케팅이 되레 독이 돼 돌아오는 모양새다. 지난해 ‘노쇼 사태’를 일으켜 국민 밉상으로 전락한 호날두와 반일 운동 겹악재를 만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뒤늦게 자체 브랜드를 내놓은 건 위기감의 발현으로 풀이된다.

◇ 스타 덕 본 알짜기업… 겹악재에 연매출 79% 감소

강력한 스타 마케팅을 펼치며 1,000억 매출 기염을 토한 코리아테크가 고꾸라졌다. 지난해 284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그치면서 성장기 무렵인 5년 전으로 회귀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13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무려 39%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던 알짜 기업의 흔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는 지난해 동시 다발적으로 불어닥친 악재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리아테크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국민적 공분을 산 일본과 축구선수 호날두 이슈 모두와 연관이 깊다. 한반도의 영원한 리스크인 ‘반일(反日)’이 터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글로벌 스포츠 스타까지 ‘사고’를 친 것이다.

‘날강두’라는 별명과 함께 국민적 비호감이 된 호날두는 코리아테크의 대표 브랜드인 식스패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호날두는 일본 이미용 기업 MTG사의 EMS(Electronic Muscle Stimulation) 기기인 식스패드 공동 개발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국내에 첫 소개된 식스패드는 ‘호날두 패드’로 유명세를 타 론칭 2년 만에 30만개가 넘게 팔렸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국내 축구팬들이 호날두에게 등을 돌리는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K리그 올스타와 소속팀인 이탈리아 명문 클럽 유벤투스와의 친선전을 위해 내한한 호날두가 정작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초청 국가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호날두의 태도를 본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급기야 경기를 주최한 회사가 피소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이대론 안 된다’… 국산화 시도하는 ‘코리아’테크

홍보 모델이 국민 밉상으로 전락하면서 식스패드의 마케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18년 식스패드 론칭 3주년을 기념해 호날두의 내한을 추진할 만큼 의욕적이던 코리아테크는 노쇼 사태 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호날두와의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코리아테크 관계자는 “호날두는 일본 MTG와 계약한 글로벌 모델이라 국내에서 모델 선정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도 코리아테크의 취약점이다. 페이스롤러인 ‘리파’를 비롯해 ‘카사업’(미용기기) ‘파오’(페이셜 피트니스) ‘스타일’(자세교정기) 모두 일본 MTG산이다. 지난해 한일 양국 간 촉발된 무역갈등으로 인해 반일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위기감을 느꼈는지 코리아테크는 뒤늦게 국산화의 길을 열고 있다. 최근 뷰티 브랜드 ‘가히’를 선보이며 수입 의존도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가히는 일본 MTG 제품을 수입해 판매해 오던 코리아테크가 선보인 사실상 첫 자체 브랜드다. 단순 딜러 역할에서 벗어나 어엿한 제조기업으로 진화한 셈이다. 기로에 선 코리아테크의 야심작인 가히의 전속 모델에는 배우 김고은이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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