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가스기기 제조업체인 린나이코리아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가스기기 제조업체인 린나이코리아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더니, 급기야 적자 실적을 냈다. 린나이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 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 동반 마이러스 전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린나이코리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1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84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실적이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73억원에 달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모습이었다. 

매출 외형도 쪼그라들었다. 린나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116억원으로 전년 동기(3,605억원) 대비 14% 줄었다. 

이 같은 실적 악화 배경엔 여러 이유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시장 경쟁 심화와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린나이코리아는 국내 가스레인지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다가 2016년 1위 자리를 SK매직에 내준 뒤, 경쟁에서 밀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력인 보일러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 탓에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등의 삼각 구도를 축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린나이코리아는 ‘일본계 불매운동’이라는 악재까지 맞이했다. 린나이코리아는 1974년 일본 린나이와 합작사 형태로 출범한 회사다. 2009년엔 100% 일본계 회사가 됐다. 린나이코리아의 창업주인 강성모 전 회장이 그 해 보유 지분(49%)을 일본 본사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린나이코리아의 지분은 린나이코퍼레이션(97.37%)과 린나이홀딩스(2.3%)가 100%를 보유 중이다.  

이에 지난해 일본계 불매운동이 거세질 때, 린나이코리아도 불매운동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일본 상품 정보과 대체 상품 정보를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엔 린나이 대신, 국산 제품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등을 사용할 것을 장려하는 내용이 게재되기도 했다.

지난해 이 같은 불매운동으로 일본계 기업들이 매출 하락을 겪었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데상트코리아, 아식스코리아 등의 매출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린나이코리아의 실적 부진에도 이 같은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도 업황은 썩 좋지 못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 및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스기기 제조업체 역시 어려운 업황을 맞이했다. 아울러 불매운동의 불씨 역시 완전히 꺼졌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지난해 열기와 비교하면 다소 잔잔해진 분위기지만 한일 관계가 여전히 경색 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다시 불씨가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일 관계는 지난해 7월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면서 얼어붙었다. 이 같은 수출 규제 조치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