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책은행들의 본점의 지방 이전 논의가 다시 시작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수출입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요 국책은행들의 본점 지방 이전 논의가 다시 시작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금융 공공기관 유치를 내걸었던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주요 후보들이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책은행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수출 지원 및 해외투자 금융을 전담하는 기관인 만큼, 이전 시 업무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 민주당 총선 압승… 공공기관 이전 재논의 가능성 주목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확보해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잡게 됐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여당 주도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재추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힌데다 주요 지역구 의원들도 선거 과정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을 공약 사항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이 대표는 오는 8월 당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의지를 보인 민주당 의원들이 상당한 만큼 논의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선 국책은행들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 터를 잡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방 이전 내용을 담은 한국수출입은행법·한국산업은행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당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본점을 자신들의 지역구인 부산과 전라북도 전주로 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두 의원은 이번 총선에선 탈락해 국회 입성엔 고배를 마셨지만 당 차원에서 의욕을 보여온 사안인 만큼 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전주 쪽 지역구 의원들이 주요 금융기관을 대거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건 만큼 안팎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성주 전북 전주병 당선자는 한국투자공사·한국벤처투자 등 금융 공공기관의 추가 전주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당선인은 19대 국회의원으로 활약했을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북으로 이전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다. 여기에 김윤덕 전주갑 당선자는 전북을 ‘제3 금융 중심지’로 지정하고 산업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금융공기업에 이전 공약을 내걸었다. 

◇ 해외 바이어와 접촉 많은 수출입은행… 이전 시 업무 불편 우려↑ 

이에 부산이나 전주 쪽으로 국책은행들의 이전 논의가 불 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노조 측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그간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조만간 더불어민주당 측에 반대 의사를 재차 전달할 것으로 알려진다. 

국책은행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논의가 본격화되면 반대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출입은행 측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수출입은행은 수출지원 금융, 해외투자 금융, 수입 금융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는 곳이다. 

해외 파트너와의 긴밀한 접촉이 필요한 업무 특성상 지방 이전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부 반발이 상당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초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수출입은행의 이전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익 원천 중 60%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이라 해외 바이어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접촉하기 위해선 현재 청사가 유리한 점은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협력기금(EDCF) 지원 업무를 보더라도 해외로 나가거나 외국 관계자가 올 때 서울에 있는 것이 더 편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수출입은행 측은 현재 논의가 시작된 단계가 아닌 만큼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뭐라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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