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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퇴진’ 황교안 '재기 가능할까'… 보수진영과 여야 '맹공'
‘불명예 퇴진’ 황교안 '재기 가능할까'… 보수진영과 여야 '맹공'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04.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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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날 통합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15 총선에서 참패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보수진영과 여야 정치권의 ‘십자포화’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 등 여야는 총선 이후 ‘말이 없는’ 황 대표를 때때로 소환해 물어뜯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황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황 전 대표는 대권잠룡의 영향력이 점차 빛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전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국민과의 ‘총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과거 황 대표의 발언을 들춰냈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은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한다는 총선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황교안 전 대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말씀이 국민들 귀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황 전 대표가 총선 기간 중 전국민에 재난지원금 50만원 지급을 주장한 것을 거론해 공세를 취한 것이다. 반면 통합당은 국채를 발행하면서까지 지원금 대상을 국민 100%로 확대하는 것에 반대하며, 소득하위 70% 가구에 한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정부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황 전 대표의 ‘전국민 50만원’ 발언 관련 여권의 지적에 대해 “예산 항목 조정을 통해 100조원 자금이 마련될 경우를 전제한 것이나, 정부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충분한 예산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빚을 내서까지 전국민에 지원금을 퍼주는 것은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더 급박해졌을 때 등을 감안하면 실익이 없다는 취지다. 당 인사들이 ‘대리 반박’을 해주고는 있지만 여당의 공격에 직접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황 전 대표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보다 더 가혹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생당도 황 전 대표의 불편한 심기를 더 불편하게 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전날(2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황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며 “패배해서 대통령 (후보로) 나오겠다? 그 리더십과 정책 때문에 졌는데 통합당에서 용납하겠느냐. 저는 끝났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황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발목만 잡고, 광화문에 가서 극한투쟁, 장외투쟁을 하기 때문에 국민적 신뢰를 못얻었다”며 “선거 때는 막말한 사람을 공천 줬다, 빼앗았다가 도대체 신뢰감이 없었다”고 강력 비판했다.

다만 황 전 대표는 총선 당일인 15일 통합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찌감치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물러났다.

반면 민생당(20석)의 경우 총선을 거치면서 21대 국회에서 원외정당이 되는 수모를 겪었는데도, 최근 조용히 사퇴한 유성엽 전 공동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가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당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적어도 ‘책임은 진’ 황 전 대표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보수진영에서도 황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 전 대표가 리더로서의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황 전 대표는 관료로서의 티를 벗지 못했다”며 “당대표실에서 나와서 쭉 걸어오는 걸 보면 기가 막힌다. 뭐랄까, 거드름이 몸에 배 있다”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이어 황 전 대표가 비박(근혜)·친박 등 계파 문제 해결도 매듭짓지 못했으며, 홍준표 전 대표·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을 컷오프한 공천 과정도 ‘자해 공천’으로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

황 전 대표가 총선에서 당이 대패하고 설상가상으로 출마 지역구(서울 종로)에서조차 여권잠룡인 이낙연 전 총리에게 완패한 치명상까지 입어 치유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남은 홍 전 대표나 김 전 지사 등의 복당이 이뤄져 당내 영향력을 확대해갈 경우 자연히 황 전 대표의 입지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황 전 대표를 향한 정치권 비판이 거세지면서 반대급부로 그가 정치적 재기불능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황 전 대표를 많이 비판해 온 사람이지만 황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은 더 이상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황 전 대표는 잘했건 못했건 최선을 다했다”며 “목숨을 건 단식을 통해 보수재건에 앞장서 왔고 다소 늦은 결심이었지만 편안한 길을 마다하고 종로에 출마하는 결심을 했다”고 썼다. 이어 “우리 진영에 인물이 많이 없다. 제1야당의 당대표 경험은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라며 “황 전 대표가 이 엄청난 실패와 책임을 딛고 더 큰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황 전 대표가 아직 속이 많이 쓰리겠지만 어서 기운을 차리길 바란다”면서 “황 전 대표가 당이 수습되는 동안 절치부심해 보수재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당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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