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으로 '언택트'가 생활화되면서 온라인 개학, 재택근무 등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화상 회의 솔루션 시장도 급성장하고 하고 있으며 국내외 IT기업들의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ZOOM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우리 생활 모습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그동안 사회 관습적으로 꺼려왔던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개학 등이 ‘당연한’ 모습이 되면서 우리 사회에 본격적인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다. 

언택트란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제공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넓게는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원격의료 등의 다양한 비대면 산업분야까지 포함한다. 언택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언택트 사회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첨단 통신기술을 보유한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언택트 산업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화상 회의 앱(App)인 ‘줌(Zoom)’은 기존 1,000만명 정도의 이용자 수를 보유했던 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 기준 이용자 수가 2억명을 넘겼다. 줌 측에 따르면 2월 대비 3월 서비스 이용량은 303.1% 증가했다./ ZOOM

◇ 줌, MS팀즈, 구글 미트 등 쏟아지는 화상 회의 솔루션… 글로벌 경쟁 치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언택트 분야는 온라인 ‘화상 회의’ 분야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간담회, 회의, 행사 등의 각종 기업들의 업무를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화상 회의 소프트웨어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상 회의 앱(App)인 ‘줌(Zoom)’은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기존 1,000만명 정도의 이용자 수를 보유했던 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 기준 이용자 수가 2억명을 넘겼다. 줌 측에 따르면 2월 대비 3월 서비스 이용량은 303.1% 증가한 상태다. 줌의 주가는 올해 1월 말 대비 두 배 가량 상승했다.

대표적인 글로벌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MS는 최근 자사의 화상 회의 앱 ‘팀즈’에 회의 종료기능, 출석 체크 기능 등을 추가하며 서비스 품질을 올리고 있다. 회의 종료기능은 모임의 주최자가 클릭 한 번으로 회의를 편리하게 종료할 수 있는 기능이다. 출석체크 기능을 통해 미팅의 주최자가 참가자의 접속과 퇴장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재택근무 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소홀 등의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MS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를 실시하고 있는 중소 기업에 1년 간 팀즈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팀즈에 AI를 활용한 실시간 소음 억제 기능 등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구글플레이가 진행한 온라인 화상 간담회 '개발자와의 대화' 진행 모습. 이날 회의에서 사용된 화상 회의 솔루션은 구글 클라우드가 개발한 '구글 미트'다./ 구글플레이

구글 클라우드는 20일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보안성을 내세운 화상 회의 솔루션 ‘구글 미트’를 소개했다. 구글 미트는 화면 공유, 채팅 등의 기능이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구성돼 화상 회의 솔루션에 익숙치 않은 이용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크롬, 익스플로러 등의 인터넷 브라우저 상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별도의 앱이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구글 미트의 가장 큰 특징은 ‘보안’이다. 구글 미트는 사용자 간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를 국제 인터넷 표준화 기구(IETF)기준에 따라 기본 암호화 시킨다. 때문에 구글 클라우드의 엔터프라이즈급 서비스와 동급의 보안 수준을 가지고 있다. 

음란물 및 혐오 영상 테러 등의 위협에 대한 보안도 강화됐다. 구글 미트는 계정 악용 방지를 위해 25개 문자 세트를 사용하는 10자 길이 코드를 사용해 악의적인 사용자의 무차별 참여시도를 차단할 수 있다. 

아울러 계정 악용 방지를 위해 멀티팩터 인증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 멀티팩터 인증이란 보안 강도를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인증 수단을 조합해서 사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ID와 패스워드 외에 지문·홍채 등 생체 인식, 인증서, OTP(일회용 비밀번호) 등이 사용된다.

이밖에도 미국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이 화상 회의 플랫폼 업체 블루진스를 4,900억원 규모로 인수하는 등 글로벌 화상 회의 솔루션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IT기업들의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원격수업 솔루션부터 영상통화앱까지” 언택트 시장, 국내 통신 3사도 참여

국내에서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대표 통신사들이 언택트 확산에 맞춰 원격 교육 솔루션 및 영상통화앱 등을 선보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서비스들의 품질을 향상 시킨 후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지난 9일 그룹영상통화 서비스 ‘서로’를 원격 교육용으로 먼저 선보였다. 서로는 원래 올해 하반기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출시 예정이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 학생들의 개학 지연에 따른 학습공백을 막기 위해 온라인 개학에 시범 적용하게 됐다. 이번 시범 서비스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빠른 시일 내에 ‘서로’를 이용한 가상 교실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현아 SK텔레콤 AI서비스단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학생의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범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시범 서비스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로’ 가상교실 서비스를 상용화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개학을 맞아 김포 신풍초등학교 3개 학급약 80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서로’ 가상교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화상 회의 솔루션을 이용한 원격수업시장에 적극적인 참여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6일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U+원격수업’ 솔루션을 시범서비스로 3개월간 무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U+원격수업은 쌍방향 화상 수업과 교사와 학생 간 실시간 문서 화면 공유도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는 LG유플러스의 온라인 교육 포털 ‘배움마당’을 통해 리더 워크샵, 신입사원 비대면 수료식 등에서 이용된 바 있다.

KT도 지난 9일부터 5G영상통화앱 ‘나를’의 데이터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나를’은 3D아바타, AR이모티커를 활용한 영상통화앱으로 최대 8명까지 그룹통화가 가능한 앱이다. ‘나를’은 게임, 그림퀴즈, 유튜브 같이보기 등의 콘텐츠와 더불어 가족과 친구 간 다자 영상통화, 업무상 화상회의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KT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급증한 3월에 ‘나를’의 이용자 수는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KT는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캠페인의 일환으로 오는 6월 말까지 ‘나를’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데이터 요금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나를’을 영상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이먼트를 결합한 ‘커뮤니테인먼트’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KT 5G·GiGA 사업본부장 이성환 상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를’을 통해 가족, 친구, 지인들과 서로의 체온과 사랑을 나눌 수 있으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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