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잇단 전산장애 사고로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뉴시스ㆍ키움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잇단 전산장애 사고로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최근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원유(WTI) 가격의 마이너스값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매매가 중단되는 오류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1일 키움증권 HTS에서 발생한 전산오류에 따른 피해액은 1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피해 규모를 집계한 결과, 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오전 3시께 키움증권 HTS에서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 거래가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마이너스로 추락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값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일어난 사고였다. 

20일 현지시각으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5.90달러(-306%) 떨어진 –37.63달러를 기록한 채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키움증권의 HTS는 이 같은 마이너스 호가를 인식하지 못해 관련 선물 종목의 거래가 먹통이 된 것이다. 

이에 해당 원유선물 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제때 청산 주문을 넣지 못한 채 손해를 봐야 했던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하면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외에도 몇몇 증권사들도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의 피해규모는 시장의 예상보다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이 소송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반발하고 있다고 알려져 추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최초로 WTI 선물이 마이너스(-) 가격(5월물)을 나타내면서 일부 증권·선물사 HTS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며 “HTS에 문제가 발생한 증권·선물사 대부분은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에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즉각적으로 시스템을 수정하면서, 실제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키움증권에 대해선 다른 의견을 보였다. 정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이번 사고에 대해 피해 고객 수나 피해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해당 선물의 거래 비중이 크지 않아 사측 부담액이 최대 수십억원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피해 투자자들이 금감원 민원을 제기하거나 혹은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경우, 사측 비용 부담은 당초 예상보다는 커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 예상대로 피해 보상이 이뤄지면 이번 사고가 동사 실적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나, 평판 일부 훼손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도 동사 HTS에서 일시적인 주식거래 장애가 나타났던 만큼, HTS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3월에만 4차례의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다섯번의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과열 현상이 있었다고 하지만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강화에 나서겠다”고 설명했지만 신뢰성 흠집은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수장인 이현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게 됐다. 키움증권은 국내 1위 온라인 증권사다. 어느 증권사보다 전산시스템 부문에서 더욱 강화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잇따라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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