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최대주주를 둔 티씨케이의 지난해 배당과 기부액이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최대주주를 둔 코스닥 상장 업체 티씨케이가 국내에서의 기부 활동이 여전히 소극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기부금 지출액은 1,000만원에 그쳤다. 일본계 대주주가 최근 수십억원대 배당 이익을 챙긴 것과 비교된다.

◇ 꾸준한 배당 행보에 일본 대주주 현금 두둑

티씨케이는 반도체 공정용 고순도 흑연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일본의 흑연제품 생산업체 도카이카본과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인 케이씨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최대주주인 도카이카본은 지난해 말 기준 티씨케이의 지분 44.4%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씨는 19.3%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십수 년간 국내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왔다. 2006년 기준 매출 241억원 정도였던 회사는 매출 1,700억원대 회사로 외형을 불렸다. 지난해 티씨케이의 매출은 1,714억원, 영업이익은 592억원, 순이익은 46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호실적을 기반으로 티씨케이는 대주주들에게 풍성한 배당 이익도 챙겨주고 있다. 이 회사는 2003년 코스닥 시장 입성 이래 꾸준히 배당을 집행해왔다. 특히 최근 4년간 배당 규모는 대폭 불어난 모습을 보였다. 2016년 결산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전년(240원) 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2017년 주당 700원, 2018년 주당 900원 순으로 배당 규모가 커져왔다. 

2019년 결산배당도 전년과 동일한 금액이 집행됐다. 티씨케이는 올 3월 결산 배당금으로는 주당 90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총 배당 규모는 105억750만원이다. 이 같은 꾸준한 배당 정책으로 일본 대주주의 주머니도 든든해졌다. 최근 결산 배당금으론 46억6,493만원을 현금 수익을 챙긴 것으로 집계된다. 
 
배당은 상장사들의 핵심 주주가치 제고책이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 대주주의 지분율이 44%에 달하는 회사이다 보니 티씨케이의 배당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티씨케이는 지난해 반일 감정 확산 기조 속에서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던 기업이다. 일본 대주주에 풍성한 배당을 챙겨주고 정작 국내에서 기부활동은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 지난해 기부금 1,000만원… 전년보다 50% 감소  

지난해 10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일본인이 최대주주인 국내 상장사 12개사의 사업보고서(2014~2018)’ 자료에 따르면 티씨케이는 최근 5년간 1248억원의 당기순이익 냈다. 그중 23%인 287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7,4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김두관 의원은 티씨케이를 비롯해 12곳의 일본계 상장법인들의 배당과 기부활동을 비교하면서 “일본계 기업이 국내에서 낸 수익의 많은 부분을 배당으로 배분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국가에 대한 사회공헌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도 지난해 기부활동은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티씨케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기부금 지출액은 1,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2,000만원) 보다 50% 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지난해 기부금은 그해 순이익의 0.02%에 그치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부금 지출액은 8,400만원 정도다. 매출 1,700억원대 회사로 성장했지만 사회공헌활동은 의문 부호를 남기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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