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시간‧청취율 모두 증가… 신규 콘텐츠도 추가
‘멀티태스킹’이 가장 큰 장점… 시장 재반등 조짐도

코로나19로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이용자들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향후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갖는 분위기다. 사진은 팟빵의 대표 콘텐츠 현장. /팟빵
코로나19로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이용자들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향후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갖는 분위기다. 사진은 팟빵의 대표 콘텐츠 ‘정영진‧최욱의 매불쇼’ 녹음 현장. /팟빵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이어 팟캐스트 등 오디오 콘텐츠 시장까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유일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23일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셋째주에는 청취시간 355만4,447시간이었다.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던 3월 둘째주에는 청취시간 483만2,645시간을 기록하며 8주 만에 청취율이 36% 증가했다. 

팟빵의 1위 방송 ‘정영진‧최욱의 매불쇼’ 라이브 송출시간 동시접속자 수는 20% 이상 증가했고 청취자 연령대는 30~40대가 75%로 가장 높았다. 또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동환‧이진우‧전영진의 신과함께 △새날 △청정구역 등 다른 방송들의 청취율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NHN벅스의 오디오 콘텐츠 채널 ‘뮤직캐스트’도 증가세를 보였다. 뮤직캐스트는 팟캐스트 형태의 방송채널로 벅스 회원이라면 이용권 없이도 무료로 멘트를 청취할 수 있는 서비스다. 

벅스에 따르면 뮤직캐스트 방송 청취자 수는 지난 1월과 비교할 때 3월 한 달 27% 증가했고 방송 재생수는 19% 증가했다. 벅스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오는 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 매주 신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0일부터는 1인 밴드 라즈베리필드로 활동하고 있는 소이가 진행을 맡은 ‘소이의 이상한 하루’ 첫 방송을 시작했고 이달 말에는 김완태 아나운서의 ‘김완태의 벅찬 라이프’를 진행한다. 5월 중순에는 걸그룹 치스비치 멤버 러비의 ‘러비의 벅스 탑골공원(가제)’을 시작한다.

이 외에도 네이버 팟캐스트 플랫폼 ‘오디오클립’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1월 대비 사용자수는 72% 증가했고 재생수는 38% 증가했다. 오디오클립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마음처방전’ 특집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청취율 및 청취시간, 사용자 등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팟빵 관계자는 “재택근무, 휴교 등으로 개인의 고립감이 평소보다 커진 상태로 본다”며 “소통 창구로서 청취자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서비스 제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유료 서비스가 아닌 이상 모바일 또는 PC를 켜놓은 상태에서 재생해야 하는 온라인 동영상과 달리 팟캐스트 서비스는 이용자가 다른 행위를 하는 와중에도 별다른 영향없이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팟캐스트를 접하기 시작한 이용자들을 제대로 확보하기만 해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재반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동영상을 포함해 더욱 많은 콘텐츠를 모바일로 쉽게 접하게 되자 이용자들이 분산되기 시작했고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빠르게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반등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월간 8,300만명을 돌파했고 오는 2022년에는 1억3,200만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수천억원을 투자해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사 ‘김릿미디어’, 팟캐스트 유통의 40%를 담당하는 ‘앵커’를 인수하며 오디오 콘텐츠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섰다.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영국출판협회에 따르면 올해 영국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1억1,500만(한화 약 1,5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오디오북 판매량은 전자책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질 높은 유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경우 실적 상승세까지 노릴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중국 리서치 전문 업체 이관즈쿠가 발표한 ‘중국지식유료업계발전백서 2017’에 따르면 중국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상위 콘텐츠 제작자가 555만 위안(한화 약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정도로 유료 콘텐츠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분야별로 우수한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어 팟캐스트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온라인 동영상 시장 대비 20~30%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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