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좋은데이'를 생산하는 무학 창원 2공장 전경. / 네이버 지도
소주 '좋은데이'를 생산하는 무학 창원 2공장 전경.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경남을 연고로 하는 향토 주류업체 무학이 난관 극복에 고삐를 당긴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경영 효율성 제고에 속도를 낸다. 무엇보다 총괄사장에 오른 오너2세인 최낙준 사장이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를 맞게 됐다. 

◇ 경영 능력 검증대 오른 33살 오너 2세

소주 ‘좋은데이’로 수도권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 무학이 쇄신의 닻을 올린다. 24일 전자신문 등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조직개편를 단행했다. 사업부문을 기존 3개에서 4개로 세분화하고 영업부를 4개에서 2개로 축소한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3대 사업부문(지원‧영업‧경영지원)을 4개 부분(지원‧생산연구‧마케팅‧영업)으로 개편했다. 특히 생산연구 부문의 승격이 눈에 띄는데 R&D에 집중해 신제품 출시에 역량을 쏟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마지노선이 위협받고 있는 점유율 회복을 위해 마케팅 조직도 강화한다.

무학은 텃밭인 부산에서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때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누렸지만 지역 라이벌인 대선이 치고 나서면서 50%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여기에 전국구 강자인 하이트진로가 경남 등 비수도권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소주의 인기도 줄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병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반면 인건비나 원재료 가격 등은 올라 시장 경쟁력과 재무 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 주류업체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매출 3,000억원을 바라보던 무학은 지난 4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66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까지 터져 영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자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인적쇄신도 동반한다. 무학 2세인 최낙준 사장이 4개 부문을 아우르는 총괄사장으로 승격됐다. 사실상 최 사장 1인 대표 체제로 전환된 셈이다. 그동안 최 사장은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으며 전문 경영인들과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무학 최재호 회장의 아들인 최 사장은 33세(1988년생)라는 젊은 나이에 91년 역사를 자랑하는 향토주류 기업을 위기에서 구해야 할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총괄사장이라고는 하지만 회사는 물론 사회 경험이 짧은 편이라 자리에 걸맞는 임무를 완수하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참모격인 각 부문장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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