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박유천. /뉴시스
연예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박유천.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문란한 사생활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 다시는 연예계에서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이었다. 해외 팬미팅, 유튜브 등을 통해 간을 보더니, 정규앨범까지 발매하며 다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약 투약 혐의까지 불거졌고, 이젠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 본인도 “마약 투약이 사실이라면 연예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으니, ‘의혹’이 아닌 ‘사실’로 밝혀진 상황에서 또다시 그의 이름을 듣게 될 줄 몰랐다. 거짓말도, 은퇴 번복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박유천에게 순진하게 또 속아버렸다.

박유천은 지난해 4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필로폰 투약)로 구속 기소돼 그해 7월 열린 재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하며 눈물까지 보였지만, 거짓임이 드러났고 결국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다. 이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1년도 되지 않아 박유천이 연예계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해외 팬미팅 개최를 시작으로 3월 화보집 발매에 이어 지난 20일 유료 팬 카페까지 개설하는 등 각종 연예활동을 시작하고 나섰다. 짧아도 너무 짧은 자숙(자숙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민망한) 기간을 지나 은퇴를 번복하고 뻔뻔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화보집과 팬 카페 가입비가 고가로 책정된 점도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이유다. 박유천이 최근 발매한 화보집 ‘섬데이(SOMEDAY)’의 가격은 75달러, 한화로 9만원이 넘는다. 대체로 아이돌 화보집이 3~5만원대의 가격인 것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이다. 

고가의 팬 카페 가입비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박유천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공식 팬 카페 ‘블루 씨엘로’ 오픈 소식을 알리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 팬 카페 가입은 유료로, 연회비가 6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납부는 계좌이체, 즉 현금결제만 가능하다. 참고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톱클래스 아이돌의 팬클럽 가입비는 2~3만원대다.

성폭행 혐의로 시작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박유천은 한 유흥주점과 화장실에서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해당 사건은 증거불충분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박유천의 충격적인 사생활이 세간에 드러나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가 단숨에 추락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자 박유천은 고소인 중 한 명인 A씨를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그러나 A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A씨 역시 박유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했다. 법원이 박유천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박유천은 이도 응하지 않아 감치재판까지 진행됐다.

숱한 논란에 대중은 진작 그에게 등을 돌렸다. 문란한 사생활은 차치하더라도, 마약 투약이라는 큰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이를 감추기 위해 눈물의 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며 대국민 사기극까지 벌였다.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팬장사’ 논란까지 뻔뻔한 행보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

보태지 않아도 대중의 마음은 식을 대로 식어버렸다. 팬들도 대중도 다 아는 사실을 박유천만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는 걸까. 여전히 그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팬들이 있다. 모두가 등을 돌려도 곁을 지키고, 뜨거운 응원을 보내며 그의 재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다. 팬들의 진심을 이용만 하는 박유천의 행보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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