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1세대 스킨푸드가 2004년 1호점이 들어섰던 명동에 플래그쉽 스토어를 열고 재도약에 나선다. / 스킨푸드
로드숍 1세대 스킨푸드가 2004년 1호점이 들어섰던 명동에 플래그쉽 스토어를 열고 재도약에 나선다. / 스킨푸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본사 폐점설과, 전 대표와 가맹점주간 분쟁 등을 겪으며 쇠락의 길을 걸었던 스킨푸드가 정상화 고삐를 죄고 있다. 옛 1호점 자리인 명동 터를 꿰차며 로드샵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했다.

◇ 1호점 명동 터 재입성… 초심 다지는 스킨푸드

1세대 로드샵 브랜드 스킨푸드가 재도약을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최근엔 2004년에 오픈한 1호점 자리에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롭게 열었다. 미샤, 더페이스샵 등과 ‘K-뷰티’의 초석을 다졌던 16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스킨푸드는 H&B스토어의 등장으로 성장세가 꺾여버린 로드숍 가운데서도 유독 심한 낙폭을 겪었다. 급변한 경영 환경에 맞서기 위한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조윤호 전 대표의 배임 의혹이 불거져 내홍에 휩싸였다. 스킨푸드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등으로 구성된 채권자 측은 조 전 대표가 자사 온라인 쇼핑몰 수익금을 부당하게 챙겼다며 지난해 1월 검찰에 고소했고, 28일 검찰은 회사 쇼핑몰 수익금 약 12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 전 대표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전 경영진의 배임 의혹이 불거지며 스킨푸드의 경영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직전인 2018년 무렵 일선 점포에 물품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등 이상 징후가 드러났다. SNS 상에서는 본사 폐점설까지 나돌았다. 뒤이어 피어오른 매각설에 관해서도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이는 곧 사실로 드러났다. 불신을 자초하는 본사의 반복된 행태에 가맹점주와 소비자는 실망감을 표출했다.

◇ 먹구름 짙어지는 로드숍… 코로나19 악재 이겨낼까

2018년 스킨푸드 연매출(별도)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난 652억원으로 급락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198억원으로 치솟으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순손실도 395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564곳에 달했던 영업점도 1년 사이 126곳으로 곤두박칠쳤다.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파인트리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은 스킨푸드는 명동점 재오픈과 함께 경영진도 새로 정비했다. 지난 연말 잇츠스킨을 총괄한 유근직 대표를 영입했다. 또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입점도 계획하고 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채널 다양화 차원에서 상반기를 목표로 H&B에 입점하기 위해 현재 업체를 물색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마케팅 강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스킨푸드가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스킨푸드 매출은 190억원까지 떨어졌다. 898억원대 유상증자로 완전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완전히 자본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가맹점 이탈이 계속되면서 현재 점포는 60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등 해외관광객 유입이 어렵게 됐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로드숍 브랜드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스킨푸드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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