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1일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제기된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에 일부 통합당 인사들이 가세하고 있어도 조작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던 당의 자세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당의 문제가 뭐냐면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것”이라며 “과거 유튜버들과 간담회도 하고 일정 부분 그들을 당에서 관리하려고 했던 그런 노력의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은 당다워야 하고 유튜버나 어떤 전파 채널 등 지지층은 지지층다워야 한다. 그 관계가 역전되는 순간 정당 가치가 사라진다”며 “그러니까 아젠다 세팅은 무조건 정당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보면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형국이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꼬리를 유튜버에, 당을 머리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여전히 (당이 유튜버에게) 끌려다니고 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앞으로도 그럴까봐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 일부 보수 유튜버의 선거조작설 제기에 민경욱 의원 등이 사실상 선봉장을 자처하며 적극 동조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인천지법에 총선 투표함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지난달 29일 한 매체는 익명의 통합당 의원의 말을 빌려 선거조작설과 관련한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보도 직후 통합당 공보실은 “해당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냈고,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당 차원의 특위 구성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꼬리가 머리를 흔든다”는 이 최고위원의 발언은 당시 사태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이 당초 선거조작설과 관련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면 벌어지지 않을 소동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현실적으로 (조작설을) 정론으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며 “민 의원도 광장히 똑똑한 분인데 낙선하면 워낙 힘들다. 종교가 포교하기 가장 좋은 것은 힘들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 조작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그런 취약한 상태에 있는 후보자에게 접근해 일어난 잠깐의 소동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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