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월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4.15 총선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월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4.15 총선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 전환을 결사 반대하고 나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1일 “통합당은 황교안 전 대표의 무능과 박형준의 몽상이 만들어낸 잡탕당”이라며 날을 세웠다. ‘제2의 황교안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상처 입을 것을 각오하고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한 것은 제2의 황교안 사태를 막기 위함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 황교안 체제가 들어올 당시 검증 없이 들어오면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일이 있다”며 “그럼에도 박관용 전 의장이 무리하게 전당대회를 강행해 철저 검증 기회를 없애버렸다. 황 체제가 무혈 입성해 지난 1년 동안 당을 관료화하고 무능, 무기력하게 만들면서 총선에서 우리는 참패했다”고 했다.

관료 출신인 황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자유한국당 입당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로부터 약 한달 반 뒤인 2월 말 전당대회에서 오세훈·김진태 후보를 제치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사실상 입당하자마자 제1야당의 수장이 된 것으로, 황 전 대표가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임기 내내 의문부호가 뒤따랐다. 결과적으로 황 전 대표 체제의 통합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참패했고, 그는 선거 당일 자진사퇴헀다.

황 전 대표의 사퇴 후 지도부 공백기를 맞은 통합당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비대위 임기 및 찬반 여부와 관련한 당내 이견 증폭으로 진척되지 않는 모양새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체제가 들어오면 황 체제보다 더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지금 통합당이 안고 있는 계파 분열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였고, 김종인의 오만과 독선은 당의 원심력을 더욱 더 키울 것으로 보았다”며 “그래서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통합당은 당명부터 무엇을 추구하는 정당인지 불확실하다”며 “당선자들이 치열한 노선 논쟁과 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정리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튼튼한 안보를 지키는 마지막 파수꾼이 될 수 있도록 당을 혁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대표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지역구 공천 갈등을 겪은 뒤 탈당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됐고, 조만간 복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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