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와 식물국회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됐던 20대 국회가 막을 내린다. 지난 4‧15 총선을 통해 선출된 21대 국회의원 임기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미래 비전에 한 표를 행사했고, 177석 거대 여당과 여대야소 정국을 만들어냈다. 국민들은 이들에게 기회를 줬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는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달렸다. <시사위크>는 앞으로 4년 동안 21대 국회를 이끌어갈 국민의 일꾼들로 어떤 인물들이 진입했는지, 또 그들의 과제는 무엇인지, 그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및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및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총선 결과 180석의 ‘슈퍼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마냥 웃을 수 없게 됐다. 거대 여당이 됐지만 그만큼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다음 대선에서 국민의 냉혹한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과거 열린우리당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으로 단독 과반인 152명을 획득했으나 108명 초선 의원들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다 분열했다. 108명의 초선 의원들을 빗대 ‘108번뇌’라는 말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의 초선 당선자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소속 지역구 초선 당선자 68명에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 당선자 17명을 더해 총 85명이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 180석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85명의 초선 당선자들이 향후 4년 동안 민주당호의 향배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초선 당선자들이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는 점에서 정서적으로 당권파에 가깝고 대체적으로 친문 성향을 띤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들의 계파와 성향이 명확하지는 않다.

초선 당선자들은 향후 국회에서 각 상임위 활동을 통해 정책적 소신과 성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또 원내대표 경선과 당대표 경선, 또 잠룡들의 차기 경쟁 구도 등에서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계파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선 당선자들의 성향은 오는 7일 치러지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의원은 초선 당선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68명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 17명이 21대 국회에 입성한다./그래픽=김상석 기자

◇ 지역구 당선자 68명의 성향

지역구 당선자 68명의 경우 대부분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영입‧입당 인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초선 당선자는 15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서울 구로구을)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고민정(서울 광진구을) 전 청와대 대변인, 이용선(양천구을) 전 시민사회수석, 정태호(관악구을) 전 일자리수석, 김영배(성북구갑) 전 민정비서관, 윤영찬(성남시중원구) 전 국민소통수석, 민형배(광주 광산을) 전 사회정책비서관 등이 당선됐다. 김승원(수원시갑)·박상혁(김포시을)·한준호(고양시을)·문정복(시흥시갑)·박영순(대전 대덕구)·이장섭(청주시 서원구)·이원택(김제시 부안군)·윤영덕(광주 동구남구갑) 전 행정관 등도 국회에 진출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인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주도한 영입‧입당 인사는 15명이다. 박성준(중구성동구을) 전 아나운서, 이수진(동작구을) 전 판사, 김남국(안산시단원구을) 변호사, 김용민(남양주시병) 변호사, 김주영(김포시갑)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오영환(의정부시갑) 전 소방공무원, 이소영(의왕시과천시) 변호사, 홍정민(고양시병) 변호사, 이용우(고양시정) 전 한국카카오은행 공동대표이사가 당선됐다. 또 이탄희(용인시정) 변호사, 임오경(광명시갑)전 핸드볼감독, 최기상(금천구) 전 판사, 홍성국(세종시갑)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소병철(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전 검사, 송재호(제주시갑)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직을 지낸 초선 당선자는 정일영(인천 연수구을)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홍기원(평택시갑) 전 주이스탄불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 등 2명이고, 경찰 출신은 임호선(증평군진천군음성군) 전 경찰청 차장, 황운하(대전 중구) 전 대전지방경찰청 청장 등 2명이다.

호남계로는 양향자(광주 서구을) 민주당 전 최고위원, 이병훈(광주 동구남구을) 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이용빈(광주 광산구갑)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조오섭(광주 북구갑) 민주당 전 부대변인, 이형석(광주 북구을) 민주당 전 최고위원, 윤재갑(해남군완도군진도군) 전 해군 군수사령관, 주철현(여수시갑) 전 여수시장, 김회재(여수시을) 변호사, 서동용(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변호사, 신영대(군산시)전 민주당 부대변인, 김수흥(익산시갑) 전 국회사무처 사무차장 등 11명이 당선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인사는 7명이다. 천준호(서울 강북구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김원이(목포)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허영(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전 서울시 정무수석, 윤준병(정읍시고창군)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최종윤(하남시) 전 서울시 정무수석 등이다. 또 지난 2011년 당시 박원순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민병덕(안양시동안구갑) 변호사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박상혁 전 박 시장 정무보좌관도 우군으로 분류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가까운 인사로는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노동경제환경분과 일자리 단장을 지낸 이규민(안성시) 당선자가 있다.

이밖에 친문 성향을 보이면서도 명확하게 계파 구분이 어려운 당선자는 16명 정도다. 이해식(서울 강동구을) 전 강동구청장, 장경태(서울 동대문구을)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강선우(서울 강서구갑)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오기형(도봉구을)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성만(부평구갑) 인천시의회 의장,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전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서영석(부천시정) 전 경기도의회 의원, 양기대(광명시을) 전 광명시장 등은 계파 구분이 모호하다. 또 강득구(안양시만안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 고영인(안산시단원구갑) 전 경기도의회 대표의원, 김민철(의정부시을) 전 대통령직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강준현(세종시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문진석(천안시갑) 전 양승조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이정문(천안시병) 전 천안병 청년위원회 위원장, 장철민(대전 동구) 민주당 홍영표 의원실 보좌관, 정정순(청주시상당구) 전 충북 행정부지사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민주당 당직자 출신이거나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자치단체 등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비공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초선)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 시민당 비례 당선자 17명 면면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모두 17명이다. 소수정당(기본소득당, 시대전환) 후보와 시민당이 자체 공모한 시민사회 후보가 10번까지 앞 순위 번호를 받았으며 11번부터는 민주당에서 파견된 비례 후보가 배치됐었다. 소수정당 출신인 용혜인(5번) 전 기본소득당 대표와 조정훈(6번)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는 조만간 제명 절차를 거쳐 기존 정당으로 복귀한다.

이외에 비례 당선자 가운데 최혜영(11번) 강동대 사회복지행정학과 교수와 김병주(12번)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 등 2명은 민주당 영입 인사다.

민주당 출신 당선자로는 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14번)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수진(13번) 전 민주당 최고위원, 전용기(16번) 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민주당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세무재정위원 등을 지낸 양경숙(17번) 한국재정정책연구원 원장 등 4명이다.

각계 전문가 그룹에서는 신현영(1번)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경만(2번) 중소기업 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권인숙(3번)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이동주(4번)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윤미향(7번)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양원영(9번)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유정주(10번)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회장 등 7명이 당선됐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정필모(8번) 전 KBS 부사장이 당선권 안에 들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부동산 관련 의혹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양정숙(15번)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에 대해서는 제명하고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 전 위원은 민주당 몫으로 추천돼 국가인권위에 입성했고,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변호인 자격으로 입회하는 등 민주당과 인연이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근 총선 당선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항상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고, 의석을 주신 국민의 뜻을 우선해야 한다”며 “나 자신의 생각보다 당과 정부, 국가와 국민의 뜻을 먼저 고려해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한 적이 있지만 우리는 승리에 취했고 과반 의석을 과신해 겸손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17대 대선에 패했고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겨우 81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리는 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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