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8초 만에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모토로 선보인 삼성물산 패션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론칭 8주년을 맞았다. / 뉴시스
지난 2012년 '8초 만에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모토로 선보인 삼성물산 패션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론칭 8주년을 맞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성물산 패션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가 힘겨운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진두지휘한 이서현 전 사장의 손을 떠난 후에도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여정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 산전수전 겪은 SPA 금수저

에잇세컨즈의 최근 소통 행보가 두드러진다. 브랜드 론칭 8주년을 맞아 기존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수가 발생하게 되면서 론칭 기념달인 3월을 대신해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에잇세컨즈는 지난 8년간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국내 1위 패션기업인 삼성물산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SPA이다 보니 주변의 기대가 남달랐던 게 사실이다. 국내 의류시장을 휩쓸고 있는 유니클로에 제동을 거는데 선봉장 역할을 해줄 것으로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에잇세컨즈는 SPA 카테고리 범주에 넣기에 다소 애매한 가격대와 디자인으로 어정쩡한 포지션에 놓이며 더딘 성장을 보였다.

순탄치 않게 흘러가는 중국 상황은 위기설을 부채질 했다. 패션 아이콘인 빅뱅의 지드래곤을 내세워 중국 땅을 밟았지만 2년 만에 오프라인 운영을 접었다. 브랜드명에 숫자 ‘8’을 넣고 심볼 컬러를 ‘빨강’으로 채택하는 등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국을 염두하고 탄생한 에잇세컨즈로서는 뼈아픈 일이었다. 결국 2018년 연말 버팀목이던 이서현 전 사장이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덩달아 그의 복심인 에잇세컨즈도 추진력을 상실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도 때도 없이 철수설에 휩싸이고 있지만 에잇세컨즈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매년 매출을 신장시켜 왔고, 지난해는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궈냈다.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었다. 에잇세컨즈가 삼성물산 패션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20% 수준이다. 지난해 FW시즌부터 선보이고 있는 ‘주단위 신상품’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 이서현 떠나도 매출 신장… 흑자 잰걸음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새로워졌다는 느낌을 선사하기 위해 신상품 주기를 짧게 가져가고 있다”며 “유명 연예인을 앞세우는 대신 일반인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매주 100가지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 업체들은 연예인보단 ‘옷빨’이 잘 받는 인플루언서 등 비전문 모델이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에 더 적합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에잇세컨즈가 위기설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보다 확실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브랜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급선무로 지적된다. ‘동갑’이자 라이벌로 지목되는 탑텐은 전국에 에잇세컨즈의 6배에 달하는 300여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흑자 달성도 시급하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에잇세컨즈는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매출 증대와 함께 매년 영업손실 폭을 100억원씩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새로우면서도 퀄리티 있는 상품으로 브랜드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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