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성패는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지엠
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성패는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내놓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중대 변수를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성패가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4월 내수시장에서 1,75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앞선 3월 3,187대에 비해 44.9% 줄어든 수치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 XM3가 4월에만 6,27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줄어든 배경에 대해 한국지엠은 ‘수출 집중’을 이유로 들었다. 북미시장 공식 출시를 앞두고 물량 확보가 한창인 가운데, 그 여파로 내수시장 출고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특근과 잔업이 어렵게 되면서 수출과 내수시장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레일블레이저는 4월 수출 실적으로 1만1,762대를 기록했다. 한국지엠 전체 수출 실적(2만2,043대)의 절반을 넘는다. 수출 선적 개시 후 누적 실적도 5만대를 넘어섰다.

관건은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수출될 예정인 북미지역은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당초 2분기로 예정돼있던 트레일블레이저의 현지 공식 출시 시점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현지 상황이 나아진다면 다행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출시 자체가 무기한 미뤄지거나 영업·마케팅 활동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상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문제는 한국지엠의 주요 부품수급처가 동남아라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지엠의 명운이 걸린 트레일블레이저의 성패가 북미 및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달려있는 이유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전체적인 생산 능력 등을 감안했을 때, 내수시장 월 3,000여대, 수출 1만5,000~2만여대가 트레일블레이저의 이상적인 밸런스”라며 “당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다면 3분기에는 이러한 밸런스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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