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세아그룹이 코로나19 사태로 또 다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3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세아그룹이 코로나19 사태로 또 다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사촌경영’ 체제로 3세 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세아그룹 이태성-이주성 부사장 앞에 또 다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및 불확실성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 세아베스틸 저조한 실적… 세아제강도 직격탄 불가피

세아베스틸은 지난 6일, 세아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 7,000억원과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앞선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0.3%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1분기보단 36.5% 줄어들었다.

세아베스틸 별도 실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더 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한 4,093억원을 기록했고, 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하반기 적자전환 이후 3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나마 세아창원특수강이 판매가격 방어에 성공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위안이다.

세아베스틸 1분기 실적의 주요 배경으로는 전방 산업의 부진 및 원자재 가격 미반영이 꼽힌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건설 및 자동차 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대응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선재 및 봉강을 생산하는 세아특수강은 샌드위치 연휴였던 지난 4일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판매시황 변화에 따른 재고조정이 이유였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철강업계 다른 공장들도 샌드위치 연휴에 공장을 가동하지 않은 곳이 있었으나 일부 공정은 유지되고 있어 공시가 되지 않은 것”이라며 “세아특수강은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하게 돼 규정에 따라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녹록지 않은 시장상황이 반영된 것만은 부정하지 않았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세아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세아제강도 저조한 성적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송유관 등이 주요 제품인 세아제강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전 세계적 저유가 기조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분기에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미국 등 전 세계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무엇보다 경제·산업 부문에서의 후폭풍은 2분기부터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설령 상황이 나아진다 해도, 그 효과가 철강업계에 반영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 거듭되는 위기 상황, 기회로 바꿀까

‘사촌경영’ 체제를 중심으로 3세 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은 이처럼 또 다시 ‘위기 탈출’이란 중대 당면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세아그룹은 지난 수년간 이태성·이주성 부사장을 두 축으로 3세 경영의 기틀을 닦아왔다.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를 필두로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을 맡고,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를 필두로 세아제강 등을 맡는 방식으로 지분 교통정리 및 승진이 이뤄졌다.

오너일가 2세 고(故)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이 2013년 출장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아픔이 있었지만, 세아그룹 오너일가는 별다른 분쟁 없이 2세 ‘형제경영’을 3세 ‘사촌경영’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외부변수에 따른 경영위기까지 피하진 못했다. 두 사촌형제가 보다 전면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뒤 세아그룹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많은 어려움을 마주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악재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물론 이들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기 탈출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젊은 차세대 리더로서의 대내외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부정적인 외부 변수가 많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원가절감, 신속한 시장대응 등의 위기 극복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경영진은 기본에 충실한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강조하며 위기 극복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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