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의 중동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다./뉴시스
국내 건설업계의 중동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현장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 중인 중동 현장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해 있는 세계 각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현지 공사현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석유 플랜트 공사 현장 3곳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소속 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 7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확진자 73명 중 한국인 직원은 15명이다. 나머지 확진자는 현지 외국인 인력이다. 현재 확진자들은 증상 유무에 따라 UAE 정부 지정병원 및 격리시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확진자와 접촉한 전원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현장의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현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현지 방역 당국 및 발주처와 공조 하에 확산 방지 및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사업장 여건을 고려해 필수작업에 한해 부분 운영 중으로, 현지 정부의 폐쇄 권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국내외 건설현장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 2월 여의도의 한 대형빌딩 공사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됐고, 경북 성주군 성주대교 확장공사 현장에서도 확진자 발생으로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또한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 국내 건설사의 말레이시아 공사 현장도 코로나19로 인한 당국의 긴급조치에 따라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특히 중동 지역은 국내 건설사의 주요 텃밭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향후 국내 현장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현장 폐쇄 및 공사 지연 등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건설업계의 손실이 클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중동에서 국내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 중인 곳은 18개국, 총 313개 현장이며 파견 근로자는 5,600명에 달한다. 또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액은 137억달러다. 이 중 중동에서의 수주는 74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4%에 달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기존에도 존재하던 곳”이라며 “중동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국내 건설사의 현장과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세계 건설시장 상황은 코로나19에 대한 현지 보건당국의 대처와 국가경제의 대처 여력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건설사들이 해외 현장 방역과 근로자들의 개인위생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건설현장에서의 보건관리도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건설 이슈와 대응’ 보고서를 통해 “각국의 건설시장 상황은 코로나19에 대한 보건의료상의 대처 현황과 향구 국가 경제의 대처 여력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 지역은 다른 아시아지역과 비교해 국가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건설현장에서는 보건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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