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지태가 ‘멜로 장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시청자를 제대로 사로잡고 있다. /tvN ‘화양연화’ 캡처
배우 유지태가 ‘멜로 장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시청자를 제대로 사로잡고 있다. /tvN ‘화양연화’ 캡처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깊이 있는 눈빛부터 절절한 감정 연기, 냉정함과 따뜻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배우 유지태가 ‘멜로 장인’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시청자를 제대로 사로잡았다. ‘화양연화’를 통해서다.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연출 손정현 극본 전희영, 이하 ‘화양연화’)은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재현(유지태 분)과 지수(이보영 분)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다.

과거 재현(박진영 분)과 과거 지수(전소니 분)의 풋풋했던 사랑 그리고 인생에 찾아온 또 한 번의 ‘화양연화’를 마주한 이들의 운명적 재회와 사랑을 섬세하게 담아내 호평 속에 방영 중이다.

극 중 유지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까칠하고 냉철한 기업가가 된 현재의 한재현 역을 맡았다. 재현은 청춘을 바쳐 학생운동에 몰두했지만, 현실과 타협하며 서서히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첫사랑 윤지수와 재회하면서, 가슴 깊이 지니고 있던 신념과 순수함에 다시 눈뜨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유지태는 차갑고 냉정하지만 윤지수 앞에서는 인간미를 드러내는 재현으로 완전히 분해 안방극장에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첫사랑과의 재회로 흔들리는 마음과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애틋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찾았다, 윤지수’ ‘일어나, 윤지수’ 등 설렘을 유발하는 대사를 그만의 매력으로 소화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수로 분한 이보영과의 ‘케미’도 두말할 것 없다. 유지태와 이보영은 닿을 듯 말 듯 한 재현과 지수의 멜로를 호소력 짙은 연기로 절절하게 담아내,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깊이가 다른 어른들의 멜로를 묵직하게 그려내며 설렘과 애틋함을 배가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유지태의 대표작 영화 ‘동감’(왼쪽)과 ‘봄날은 간다’ 포스터. /네이버영화
유지태의 대표작 영화 ‘동감’(왼쪽)과 ‘봄날은 간다’ 포스터. /네이버영화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한 유지태는 악역과 선역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영화 ‘올드보이’(2003)부터 ‘순정만화’(2008)·‘비밀애’(2010)·‘스플릿’(2016)·‘꾼’(2017)·‘사바하’(2019) 등과 드라마 ‘스타의 연인’(2008~2009) ‘힐러’(2014) ‘굿와이프’(2016) ‘매드독’(2017)까지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유지태는 멜로 장르에서 유독 좋은 성적을 거뒀다. 데뷔 초 출연했던 영화 ‘동감’(2000)은 개봉 당시 영화 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이끌며 한국 영화 최고의 판타지 멜로로 손꼽혀온 수작으로, 주인공 지인을 연기한 유지태는 이 작품으로 제8회 춘사영화상과 제1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또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영화 ‘봄날은 간다’(2001)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든 허진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로 분해 사랑에 빠진 순수한 청년의 얼굴을 현실적이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유지태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유지태와 멜로의 만남은 이번에도 옳았다. 이보영도 “원래의 자리를 찾아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평했을 정도. 유지태는 그윽한 눈빛과 중저음의 목소리,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력 등 멜로에 최적화된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의 화양연화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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