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무렵 대기업 브랜드와 함께 한식뷔페의 전성기를 누렸던 풀잎채가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 풀잎채
지난 2014년 무렵 대기업 브랜드와 함께 한식뷔페의 전성기를 누렸던 풀잎채가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 풀잎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맹위를 떨친 ‘풀잎채’가 달라진 외식업계 트렌드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시들해진 한식뷔페의 인기에 투자 유치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장 청사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 돌아올 기미 안 보이는 ‘제2의 전성기’

한때 ‘2시간 대기는 기본’으로 통하며 선풍적 인기를 누렸던 한식뷔페가 좀처럼 부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즉석 메뉴와 디저트 등에서 고급화를 시도해 활로 모색에 나섰던 찰나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고객 유입 효과가 증발하고 있다.

2013년 7월 등장해 한식의 캐주얼화를 선도한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전국 점포수가 15개에 머물러 있다. 부산, 광주 등으로 뻗어나가며 전국구 브랜드로 거듭나는 듯 했지만, 현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영업점을 집중하고 있다. 50개점을 넘어섰던 이랜드이츠의 ‘자연별곡’도 38곳만 운영 중이다.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단 3곳만 유지하며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식뷔페가 반짝 인기에 그치게 된 건 업계에 비우호적인 정책과 트렌드가 맞물린 탓이 크다. 대기업 계열이 다수인 한식뷔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신규 출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맛집 열풍이 불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가는 게 세련된 외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가정간편식(HMR) 구매가 늘어난 것도 한식뷔페를 포함한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잠식된 요인으로 꼽힌다.

‘중견의 반란’을 일으켰던 ‘풀잎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식뷔페 ‘빅4’ 중 유일하게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풀잎채 또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버거워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규모의 열세를 이겨내고 한식뷔페의 꿈으로 여겨지는 50호점을 돌파한 지 3년이 된 지금까지 살아남은 점포는 20여 곳에 불과하다.

영업지점이 줄면서 자연스레 실적도 감소했다. 지난해 풀잎채는 최대 매출을 달성했던 2017년 (274억)의 절반인 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3년간 누적 영업손실액은 49원에 달한다. 적자 운영으로 인해 107억원의 결손금이 쌓여있다. 재무구조 개선도 시급하다.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차입금 부담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풀잎채의 부채비율(953%)은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한식뷔페에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풀잎채가 성장가도를 달렸던 2017년 205억원의 투자금을 쏟으려했던 사모펀드 운용사 LK투자파트너스는 100억원 가량만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풀잎채의 기업공개(IPO)가 수년 내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신중모드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 건전성 개선과 신규 사업 등에 쓰일 자금 수혈 통로가 막히게 된 셈이다.

풀잎채 관계자는 “시그니처 메뉴의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한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브랜드를 다양화 해 수익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투자 상황 등 IPO와 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