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만도의 실적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만도
핵심 계열사 만도의 실적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라그룹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만도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 속에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2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만도 경영복귀 3년차를 맞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만도는 1분기 연결 기준 1조3,100억원의 매출액과 1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7.4%,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9.9%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감소 폭은 더 크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2.3%, 지난해 4분기에 비해 71.2% 줄어들었다.

만도는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전 분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014년 기업분할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분기 저조한 실적의 배경은 코로나19 사태가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만도 역시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2분기 성적표는 더욱 심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심화되는 가운데,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유지웅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 본격화, 생산직 희망퇴직관련 비용, 중국 플랜트 통합비용 등이 2분기 일시적으로 집중돼 3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의 김평모 연구원 역시 만도가 2분기 3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10월 만도 경영복귀 이후 실적 개선에 많은 공을 들여온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입장에선 뜻밖의 악재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 경영복귀 이후 대체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왔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위기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정몽원 회장은 위기 극복을 다짐하고 있다. 정몽원 회장은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3월 코로나19 극복 캠페인 ‘We Shall Overcome’을 진행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에 위로와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었다. 이 캠페인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회사의 대응 현황을 투명하게 적극 공유하는 한편, 각 사업장별 미담사례와 임직원간 릴레이 격려메시지를 공유하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당시 정몽원 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함이 첫 번째 목적이고, 힐링 메시지를 통해 얼었던 우리의 마음을 잠시나마 녹여보고자 함이 두 번째 목적”이라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일상으로 하루 속히 되돌아가길 희망해본다”고 밝혔다.

또한 정몽원 회장은 지난 7일 부친 고(故) 정인영 창업주 탄생 10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도 “불확실성이 큰 역동의 시대에 아버지라면 어떤 판단을 하셨을지 자주 생각한다”며 “창업주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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