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5월 2일 새벽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뒤 양성판정을 받은 용인 66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감염이 대거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2일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01명이다.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했던 5개 업소에는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까지 7,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다시 초비상 분위기다. 용인 66번 환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감염 사례도 확인되고 있는 만큼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대대적인 역학조사에 나서는 한편, 이태원 클럽 관련자들에 대한 자발적인 검사 촉구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는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 기업, 시민 등이 힘을 합쳐 4개월 간 확산 방지에 노력한 끝에,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던 참이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때에 터진 사태인 만큼, 허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방역수칙을 가볍게 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새삼 증명했다. 클럽 등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높아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던 곳이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 상당수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이용객들 역시 마스크 착용율이 낮았을 것으로 추정돼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안일한 인식과 관리는 이태원 클럽만의 문제는 아니다. 많은 유흥주점 내에서 방역 수칙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꾸준히 제기됐던 바 있다. 여기에 이번 황금연휴 기간에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기 위해 관광지나 술집 및 유흥시설을 찾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분위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일을 놓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방역 당국은 2차 유행 가능성은 이미 일찍이 경고해왔다. 이번 이태원 클럽발 사태가 ‘제2의 신천지 사태’가 될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데다 넓은 이동경로를 가진 젊은 층에서 발생해 감염경로 추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강한 전파력을 가졌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시 가장 두려운 점은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 직장동료부터 먼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코로나19 백신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시민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돼 철저한 예방 노력을 하는 것 뿐이다. 이미 ‘신천지 사태’에서 한국은 이런 노력의 결실을 봤다. 높은 시민 의식을 통해 감염 확산을 막고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과도한 공포심 조성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조장은 방역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최근 이태원클럽 확산 사태 후 특정 집단, 세대에 대한 과도한 비난 정서가 형성되면서 우려가 커진 상태다. 이로 인해 클럽 관련자들이 검사를 꺼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코로나19 해결이 아닌, 사회적 문제만을 야기할 뿐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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