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건설업계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잔뜩 움츠린 모양새다. 5대 건설사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증가한 것. 코로나19 사태로 위기감이 조성되자 유동성을 확보를 통한 내실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2일 업계 및 각사 IR자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건설사의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합계는 15조5,399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합계 13조1,607억원 대비 18% 가량 늘었다.

현금성 자산의 증가폭이 가장 큰 건설사는 대우건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은 1조1,985억원으로 전년 말 7,560억원 대비 58.5% 늘었다. 이외에 △현대건설(26.7%) △GS건설(11.1%) △대림산업(9.7%) △삼성물산(8.6%) 순으로 증가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경기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내실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00% 내실경영의 목적을 가지고 현금을 늘렸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현금성 자산의 증대에 영향을 끼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건설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에 대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보수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발표로 신규수주 또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 만큼 업계의 내실경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 실사지수(CBSI)는 60.6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1.1p 상승했지만, 4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치다. 통상 4월에는 봄철 발주 물량의 증가로 CBSI가 전월 대비 3~5p 가량 증가세를 보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실물 경기가 위축돼 지수 회복이 제약을 받았다는 것이 연구원 측 설명이다.

또한 정부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 재원 마련과 관련해 SOC 예산을 삭감한 것 또한 건설경기의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회복되고 나서도 건설사들의 현금 유동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유동성 위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사들의 현금 확보 등 보수적 경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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