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이 발표한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게임 산업의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로 인해 연평균 2조 80억에서 3조5,205억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뉴시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이 발표한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게임 산업의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로 인해 연평균 2조80억에서 3조5,205억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게임산업 매출이 연평균 3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만약 게임사들의 매출이 28%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총생산은 5조2,526억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발표한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로 인해 게임산업은 연평균 2조80억원에서 최대 3조5,205억원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게임 제작 산업 위축에 따른 △불필요한 수입액은 연간 약 8,648억원 발생하고 △의료예산은 최소 49억9,500만원 △치유부담금과 같은 추가 사회적 비용은 7,0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 고용·생산효과 감소 예상… 게임 질병코드 도입 신중론 

연구는 게임산업과 속성이 비슷한 산업을 선정한 후, 해당 산업에서의 유사사례 분석을 통해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로 인한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유사산업은 게임의 핵심적 특성인 ‘과몰입’ 발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아 △담배산업과 △만화산업 두 가지가 선정됐고, 각각 △담배가격인상 △청소년보호법 사례를 적용해 분석이 진행됐다. 

우선 담배산업의 사례를 이용한 분석에 따르면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로 인해 게임산업은 연평균 2조80억에서 3조5,205억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추정됐다. 또한 만화산업의 사례를 이용한 분석에 따르면 게임 제작 산업 위축으로 인해 불필요한 수입액이 연간 약 8,648억원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도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이용 장애의 질병 분류는 담배산업이나 사행산업(도박)의 전례처럼 예방과 치료를 위한 간접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최소 49억9,500만원에서 최대 1,131억6,300만원의 의료 관련 예산이 필요로 할 것으로, 각 게임업체들은 연간 약 7,000억원의 치유부담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연구진은 게임사들의 매출이 약 28%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5조2,526억원의 연간 총생산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게임이용자는 한 달 평균 28.45%의 게임비가 감소할 것으로 응답했다. 연구진은 이를 게임산업의 매출액 감소율와 동일하게 봤다. 게임산업의 연간 매출액이 13조1,423억원(2017년 기준)이고, 생산계수 1.40을 적용했을 때 전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18조4,62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28%의 매출 감소시 총생산은 무려 5조원 이상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같은 조건에서 3만4,007명이 고용기회를 잃는 것으로 산출됐다. 게임산업의 위축은 청년 실업 문제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로 발생하는 △산업 위축 △사회적 비용 증가 △게임 이용자의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WHO가 도입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중이다. 이 협의체에는 게임업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불참한 만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줄곧 불거져왔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전세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WHO가 게임이용 장애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신중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인기협 관계자는 “게임은 국민 다수가 즐기는 여가 문화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융합 산업”이라며 “디지털 뉴딜이 강조되는 상황에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에 따른 경제적 파급 분석 연구를 통해 산업 전반의 위축과 청년실업 발생 가능성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긍정적 가치가 분명한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뇌신경영상기법(fNIRS)을 활용한 뇌인지실험연구를 추가로 진행해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의 파급효과를 개인 사용자 차원에서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진행됐다. 게임이용 장애 질병 분류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조사는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전국 20~59세 성인남녀 총 503명을 대상으로 웹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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