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2656만 2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7만 6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는 2656만 2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7만 6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하며 21년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47만6000명(-1.8%)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미쳤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앞서 3월 취업자는 19만5,000명 줄어들면서 2010년 1월(-1만명) 이후 10년2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이달 취업자 수는 두 달 연속 감소에 이어 감소폭까지 더 커진 것이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4만5,000명 감소한 365만3,000명이었다. 감소폭은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가장 컸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4%p 내린 59.4%로 2010년 4월(59.2%0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낙폭은 2009년 5월(1.4%p) 이후 가장 컸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이유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활동 위축이 꼽힌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고 관광객 유입이 급감하면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위주로 취업자가 감소했으며 운수 및 창고업 증가 폭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소비활동 위축은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에 영향을 끼쳤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1만2,000명(-9.2%) 줄어, 산업 분류 개편 작업이 있었던 2014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교육서비스업도 2014년 1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한 -13만명(-6.9%)을 기록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12만3000명(-3.4%) 줄어들었다.

제조업도 코로나19 여파로 불안한 모습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4만4,000명(-1.0%)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1월(8,000명) 반등했지만, 지난 3월(-2만3,000명) 다시 내림세로 전환한 바 있다.

은 국장은 “제조업에서도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며 “석유류, 화장품 판매 부진 등으로 제조업 지표도 안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분야에도 여지가 있지만, 고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며 “자동차 분야에서도 취업자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만7000명·3.5%), 농림어업(7만3000명·5.2%), 운수 및 창고업(3만4000명·2.4%) 등에서는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직근로자들이 가장 크게 줄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58만7,000명 줄어들어 1990년 1월 통계 개편 이래 가장 크게 내려앉았다. 일용근로자는 19만5,000명 감소해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은 국장은 “청년층과 여성, 임시·일용직이 좀 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일시 휴직자의 경우 교육서비스업·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이) 재개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용근로자는 40만명(2.9%)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4.2%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4%p 상승한 것이다.

실업자 수는 7만3,000명 줄어든 117만2,000명, 실업률은 0.2%p 내린 4.2%였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9%로, 1년 만에 2.5%p 상승했다. 청년층 고옹보조지표3은 26.6%로 1.4%p 올랐다. 고용보조지표3과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 모두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래 최대치다. 

4월 고용동향은 코로나19 사태가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을 가장 크게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는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현실화된 고용 충격을 줄이고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위기상황에서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져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판 뉴딜’도 과감하게 추진할 것으로 주문했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 일자리 창출 등 파급효과가 퍼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한국판 뉴딜을 통해 5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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