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왼쪽), 지난달 22일 개최된 열린민주당 비상대책위 회의(오른쪽)/뉴시스
지난 8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왼쪽), 지난달 22일 개최된 열린민주당 비상대책위 회의(오른쪽)/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 총선 기간 ‘아웅다웅’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통합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친문재인‧친조국’ 성향의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은 총선 직전 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해 만들어졌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3석을 얻었다.

총선 이전 여권 지지층 표심을 놓고 경쟁하던 두 당은 ‘적통 논쟁’을 벌이며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열린민주당 측 인사들이 “민주당과는 한뿌리 형제”라고 강조하자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총선 이전과 총선 직후에도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그어왔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3월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소한의 연합은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합당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총선 직후인 지난달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열린민주당 문제는 지금 논의할 계제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뿌리가 같은 열린민주당과 힘을 합해야 한다는 통합론이 ‘솔솔’ 불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당초 총선을 통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의석(17석)까지 포함해 180석을 획득했었다. 이후 소수정당 몫으로 당선된 용혜인(기본소득당)·조정훈(시대전환) 당선자가 기존 정당으로 복귀하고 부동산 의혹으로 양정숙 당선자가 제명되면서 현재는 177석이다. 열린민주당과 합당하게 되면 다시 180석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신임 대표와 축하 전화 통화를 하고 “열린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른 시일 내에 편하게 같이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낸 것이 알려졌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에는 좀 어색하겠지만, 손을 잡고 어깨에 손을 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며 “문 대통령 전화는 힘 모아 개혁, 힘 모아 국난극복을 바라는 모든 세력이 이심전심으로 단결과 전진을 바라고 있는 시점에서 적절한 통화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 때 앙금을 털어내야 한다. 더구나 상대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열린민주당이라면 더욱 그렇다”면서 “열린민주당과 협력을 못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안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더욱이 열린민주당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비롯한 우리당의 핵심 지지층이 기대하는 개혁의 상징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도 “선거 때 앙금을 씻고 통합해야 한다”며 “열린민주당은 한편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다. 범진보 진영이 화합을 통해 주요 개혁과제들을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강욱 대표는 1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이 알려지면서 통합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너무 나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저희하고 공식적으로 소통한 적 없고 그 얘기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적도 없기 때문에 그걸 대통령이 앞장서서 하실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열린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열린민주당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당내에서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지난달 28일  YTN에 출연해서는 “합당이나 입당이나 협력이나 이런 것들은 전략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개혁 진영의 지평을 넓히는 데 가장 확실하게 도움이 되고 유리한 쪽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민주당과의 통합에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까지는 통합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당분간 주요 정책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대’를 하다 결국 통합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시사위크> 기자와 만나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 “오늘 아침 회의에서나 비공식적으로라도 전혀 논의된 것이 없다.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20대 국회를 원만하게 마무리해야 하고, 지금 할 일이 태산 같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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