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본사 건물 내에서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이 본사 건물 내에서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우아한형제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내 자리에서 커피를 받아 마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생각이다. 카페가 멀지 않더라도, 심지어 사내 카페가 있더라도 바쁜 업무 또는 귀찮음으로 인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옮기고 있다. 미래를 향한 도전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의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딜리타워는 이 건물 18층에 있는 사내 카페에 음료 또는 간식을 주문하면 주문자가 있는 곳으로 배달해주는 배달로봇이다.

딜리타워의 가장 큰 특징은 층을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와 연동돼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타고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자동문과도 연계돼있어 출입에 문제가 없다. 18층에서 음료 및 간식을 실은 뒤 건물 내 어느 자리 또는 회의실까지 배달할 수 있다. 사전에 입력된 여러 이동경로를 활용해 신속하게 주문자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딜리타워는 주문자가 있는 곳에 도착하면 문자 및 전화로 도착 사실을 전한다. 주문자는 딜리타워 스크린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 네 자리를 입력한 뒤 적재함을 열어 주문한 음료 또는 간식을 꺼낼 수 있다. 딜리타워의 적재함은 2개로 구분돼있으며 음료의 경우 최대 12잔까지 실을 수 있다.

딜리타워의 이동속도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도와 비슷한 1.2m/s이며,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기도 한다. 시범 서비스 초기 5일간 총 94건의 주문을 받아 255잔의 음료를 배달하면서 실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는 엘리베이터 및 자동문과 연동돼 건물 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는 엘리베이터 및 자동문과 연동돼 건물 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앞서도 딜리타워를 활용해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엔 라이더가 건물 1층까지 음식을 배달하면, 딜리타워가 건물 내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뿐만 아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시범 운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서빙로봇 딜리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렌탈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식당에 공급되고 있으며, 지난달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 50여곳에 무상 지원되기도 했다.

이처럼 미래를 앞당기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아예 로봇부문을 전담하는 로봇사업실을 꾸려 관련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은 테스트 단계지만, 우아한형제들의 각종 배달로봇이 머지않아 본격 상용화될 경우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큰 변화를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라이더가 실내 배달로봇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적용될 경우, 라이더들의 업무 소요시간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건물의 보안·관리 차원에서도 실내 배달로봇의 존재는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좀 더 먼 미래에는 자율주행 배달로봇과 실내 배달로봇을 거쳐 각종 음식을 배달받는 일이 일상이 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시범 서비스 이후에도 오피스나 호텔 등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며,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 김요섭 이사는 “오피스, 주상복합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건물에 입점해 있으면서도 정작 매장을 찾는 손님에게만 식음료 판매를 할 수 있었던 커피숍, 빵집 등에게 배달로봇 딜리타워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비대면 주문과 배달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음식이나 물품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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