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지난 4월 16일 오전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지난 4월 16일 오전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의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연찬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통합당 출신 탈당파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 등의 복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통합당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이틀 일정의 당선자 연찬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차기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 전환 문제부터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문제도 비중 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또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통합당 출신 탈당파는 홍 전 대표와 권성동·김태호·윤상현 당선인 등 4명이다. 이들은 4·15 총선 전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각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 권 당선인은 강원 강릉, 김 당선인은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윤 당선인은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물론 통합당 후보까지 꺾고 당선됐다.

이들은 선거 전에도 당선 후 통합당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만큼, 여전히 복당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당선인은 총선 직후 하루만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통합당 내 복당 여론의 저울추가 어디로 쏠려있는지가 문제다. 당내에서는 크게 선별적 복당 또는 일괄 복당으로 의견이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 탈당파 복당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 스스로도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공관위에 의해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경력이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주 원내대표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지역구가 홍 전 대표가 이번에 당선된 대구 수성을이다.주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를 대구 수성갑으로 옮겨 당선됐다.

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몸 담았다가 복당했다. 그렇다고 탈당 4인방의 복당을 주 원내대표 혼자 간단히 관철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 원내대표 생각 이상으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경우 복당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의 직선적이고 거친 입담에 부담을 느껴 복당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통합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만큼 재창당 수준에 버금가는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거침없는 화술을 과시하는 홍 전 대표가 부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홍 전 대표의 언어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우리 당이 국민 마음 깊이 박힌 미운털을 떼야 하는 상황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김종인 비대위로 전환됐을 경우 홍 전 대표와 잡음이 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우려스러운 부분을 희석하고 장점을 더 부각할 수 있다면 당에 누구보다 필요한 인재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당내 이같은 분위기조차 불쾌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홍 전 대표는 당선 직후인 지난 4월 17일 MBC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복당이 쉽게 빨리 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대해 “아주 무례하고 불쾌한 질문”이라며 “소인배들하고 갑론을박하기 싫으니 질문하지 말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계속되는 질문에 홍 전 대표는 “(통합당은) 내가 25년 동안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당”이라며 “당을 25년 지킨 사람을 뜨내기들이 들어와 당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을 내쫓으려고 하나. 주인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불쾌하고 무례한가”라고 했다.

연찬회에서 탈당파 복당 여부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이 정리되면 홍 전 대표 등 탈당 4인방도 그에 맞춰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찬회에서는 탈당파 복당 여부와 함께 한국당과의 합당, 비대위 전환 문제도 당선인들의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한국당의 모(母)정당 원대복귀는 양당 지도부가 큰 틀에서 ‘조속한 합당’을 합의한 관계로 이미 관련 수임기구가 구성돼 시기와 방식을 조율하는 단계만 남았다. 다만 합당 논의가 21대 국회 개원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 합당 시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문제는 지난 4월 당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내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임기와 관련해 김 내정자 측이 내년까지 바라보고 있어 8월 31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당헌 개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김종인 비대위’는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당에서 김 내정자에게 얼마 만큼의 임기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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