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가 열렸다./뉴시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가 열렸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주도의 연구모임이 우후죽순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중진 의원들은 물론이고 초재선 당선자들도 연구모임 결성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 키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연구모임 결성의 주목적은 1차적으로 정책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지만, 향후 전당대회와 대선 정국 등에서 계파를 형성하며 당 내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 성향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도 원내대표 경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우선 이낙연 전 총리는 이르면 5월 말께 전남지사와 국무총리 시절부터 이어오던 개인 공부모임을 싱크탱크로 개편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정치·경제를 비롯한 기존 분야에 더해 코로나19 정국과 관련한 의학계 전문가 등을 충원해 100여명 규모로 꾸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 측은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중에서도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이 전 총리가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싱크탱크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싱크탱크에 대해 “이미 공부를 해왔고 앞으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며 “나 개인의 기구”라고 밝혔다.

친노의 원조격 인사인 이광재 당선인은 여야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초당적 연구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여야 의원 2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각 분야의 입법 정책을 발굴하는 목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 당선자는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의원 생활은 공백기가 길었다. 지난 18대 국회가 의원 생활의 마지막이었다. 이 당선인은 이 연구모임을 기반으로 국회에서 활동 반경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 당선인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산업화 민주화 다음에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야할지 청사진이 없이 정치를 하기 때문에 분열이 극심하다고 본다”며 “여야가 함께 공부 모임을 만들어서 국가의 목표를 함께 찾는 것을 노력하자. 여야가 지긋지긋하게 싸우는 정치를 끝내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공부모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의원직을 내려놓은 지 18년만에 다시 국회로 복귀하게 된 김민석 당선인도 연구 모임으로 원내 영역 확보에 나섰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 출신인 김 당선인은 ‘장벽 없는 포용국가’를 주제로 한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이 모임에서 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국가를 연구할 예정이다.

김 당선인은 또 김경만 민주당 당선인, 미래통합당 윤희숙·박수영 당선인 등 21대 여야 의원 10여명과 함께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공부 모임도 결성할 방침이다. 이 모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로 추진됐으며 모임의 명칭 등은 앞으로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홍영표 의원과 이원욱 의원 등이 참여하는 경제 공부 모임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도 초선 의원들을 영입해 모임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국지모는 지난달 28일 초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한국경제’를 주제로 강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경국지모는 당내 대표적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가 ‘더미래연구소’라는 싱크탱크를 만든 것처럼 연구모임을 넘어선 싱크탱크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권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 송영길 의원은 최근 ‘기후변화와 그린뉴딜 정책을 연구하는 의원 모임’이라는 국회 연구모임 결성을 공식 제안했다.

송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국회에서는 기후변화와 그린 뉴딜 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로 부각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기후변화와 그린 뉴딜 정책을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제안하였고, 현재 많은 의원들께서 동참 의사를 밝혀오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주창하신 ‘한국형 뉴딜’을 이끌 핵심 사업이 그린 뉴딜이 되도록 민주당과 국회가 힘껏 돕도록 노력 하겠다”며 “코로나 이후 새롭게 형성될 패러다임과 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 측은 19일 <시사위크> 통화에서 “연구모임을 10명 이상만 모여도 가동시킬 계획을 세웠었는데 현재 20명의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 측은 민주당 한준호·홍성국, 정의당 배진교, 미래통합당 최형두 당선자 등 20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용진 의원은 ‘새로운 사회 의원 경제 연구모임’이라는 연구모임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연구모임은 규제 문제와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법을 찾자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이소영, 허영, 허종식 당선자 등 12명이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 의원도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과제·미래전략을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책 연구모임 결성을 구상하고 있다.

황희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연구모임 취지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 백업을 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서 오랜 기간 검토와 공부가 필요한 내용들을 함께 토론하고 공부도 하고 그 내용을 축적도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40대 초·재선 당선자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2040 모임’ 구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40대가 모여 정치 혁신과 미래 의제를 연구하자는 취지다.

장경태·이소영·이탄희·홍정민·최혜영·전용기·오영환 당선인은 박주민 의원과 함께 최근 ‘일하고 소통하는 국회 만들기’ 모임을 시작했다. 지난 8일에는 ‘사법개혁과 양형개혁’을 주제로 촬영한 유튜브 방송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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