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AI누구를 이용해 독거 어르신들을 돕고 있는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1주년을 맞았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기존의 이동통신사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정보통신(ICT)기업으로 발돋움할 것.” 지난해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밝힌 운영 목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단순 통신분야뿐만 아니라, VR·AR(가상현실·증강현실)분야, 인공지능(AI)까지 새로운 ICT분야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AI를 활용한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의 AI는 독거 어르신들을 돕는 AI서비스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 1주년 맞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어르신들 행복감은↑, 고독감은↓

SK텔레콤은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 제공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사회 취약 계층인 독거 어르신들의 정서와 안전을 지키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독거 어르신 670명을 대상으로 전행된 심층 설문조사를 통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패턴과 효과를 분석했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에서 조사한 인공지능 돌봄 이용 현황 분석. AI스피커 ‘누구’를 매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3.6%에 해당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사용한다고 응답한 어르신들은 95%로 집계됐다./ SK텔레콤

조사결과 AI스피커 ‘누구’를 매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3.6%에 해당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사용한다고 응답한 어르신들은 95%로 집계됐다. 어르신들이 AI 스피커를 이용하는 용도도 다양했다. AI 스피커 주 이용 기능은 음악감상(95.1%), 정보검색(83.9%), 감성대화(64.4%), 라디오청취(43.9%) 순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돌봄이 어르신들의 정서 케어에 크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어르신들과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해 가족과의 공백을 메우고, 고독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 대상 어르신 중 22.6%는 가족과 연락이 단절된 상태다. 이때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 비교 시, 어르신들의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ICT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후 독거 어르신들의 행복감은 약 7% 상승했고, 고독감은 약 4%가량 감소했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 어르신 두 분 중 한 분의 비율로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고독감 역시 최소한 유지되거나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는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좌측부터)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 원종록 SK텔레콤 PR팀장./ 기자간담회 캡쳐

◇ 인공지능 돌봄, 어르신들 디지털 기술 거부감 감소 효과도 ‘톡톡’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최근 세대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디지털 격차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새로운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용 방법 습득이 쉽지 않아 ‘디지털 빈곤’ 문제에 당면한 상태다. 

실제로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에서 처음 무인 계산기를 도입했을 당시, 많은 어르신들이 큰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여기에 익숙치 디지털 기술로 인한 거부감으로 고령층에서는 ‘디지털 포비아(ICT 기기와 AI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공포감이나 적대감을 느끼는 것)’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어르신들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쉽고 편리한 AI스피커를 활용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스스로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증가하면서, 다른 디지털 기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동시에 해소됐다는 것이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 당시 단순히 ICT기술이 생활에 들어왔다는 의미를 넘어 어르신들의 ICT기술에 대한 불안감 감소와 자신감 증대를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는 정보 격차해소의 의미뿐만 아니라, 다른 ICT서비스에서도 이용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도 “인공지능 돌봄은 기업이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5G시대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고도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향후 여러 지자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4월부터 경남 지역 등 8개 지자체에서 처음 실시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현재 총 15개의 지자체를 중심으로 총 3,200여분의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부산 진구와 북구, 강원도 춘천 등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도입이 대기상태가 되면서 사업이 약간 지체되곤 있으나, 빠르면 6월 중부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설치가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는 총 6,500분 정도가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자가격리∙능동감시 중인 대상자의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AI 시스템 ‘누구 케어콜’을 개발해 방역 현장에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누구 케어콜’의 보건소 담당자용 화면./ SK텔레콤

◇ SK텔레콤의 AI, 코로나19 방역에도 힘 보탠다

AI ‘누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SK텔레콤은 20일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자가격리·능동감시 중인 대상자의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AI 시스템 ‘누구 케어콜’을 개발, 방역 현장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누구 케어콜은 AI ‘누구’가 전화를 통해 자가격리·능동감시 대상자의 발열·체온·기침·목아픔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각 지역 관할 보건소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질병관리본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감염이 의심되는 자가격리·능동감시 대상자에게 1일 2회 전화(비대면)로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해왔으나, 누구 케어콜의 도입으로 AI가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기존에 보건소 인력이 하던 업무를 AI가 대신 함으로써 체계적이고 빠른 모니터링 데이터 축적과 방역현장의 업무 경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자가격리·능동감시 중인 대상자의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AI 시스템 ‘누구 케어콜’의 진행 원리.  ‘누구 케어콜’은 SK텔레콤의 NLU 및 STT/TTS기술을 활용해 ARS식 문답이 아닌 사람 간 대화에 가까운 질의응답 체계를 구현했다./ SK텔레콤

SK텔레콤은 이통사 최초로 AI 어시스턴트를 이동통신망(IMS) 상에 구축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앱이나 기기 없이도 자가격리·능동감시 대상자는 전화로, 보건소 담당자는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 케어콜을 사용할 수 있다. 

보건소 담당자가 누구 케어콜 웹사이트에 로그인해 연락 대상자를 등록하면 AI는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증상 여부를 체크한 후 대상자의 답변을 즉시 데이터화해 웹사이트에 업로드한다. 이후 보건소 담당자는 웹사이트를 통해 대상자의 증상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보건소 별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갖추고 있어 각 지역 사정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방역 현장 투입 후 피드백에 따라 AI수신 시나리오도 추가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경상남도와 협약해 20일부터 경상남도 18개 시군의 자가격리·능동감시 대상자 약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향후 다른 지자체들과도 협력을 확대해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이현아 AI서비스단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공공 보건 담당자 분들의 노고가 계속되는 상황에 ‘누구 케어콜’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SK텔레콤의 AI기술이 공공분야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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