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산업이 실적 침체를 겪던 중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아주산업
아주산업이 실적 침체를 겪던 중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아주산업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레미콘 제조사 아주산업이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외형, 영업익 등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레미콘 입찰 담합으로 인해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여기에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침체도 전망되는 상황이다.

아주산업은 그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2010년대 초반 매년 200억원대에 머물던 영업이익은 2015년 451억원으로 늘었고, 이듬해에는 918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에 근접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 5,51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아주산업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사업보고서를 개재한 2007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2017년 1,057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거두며 실적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8년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이 재차 4,000억원대로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 줄었다.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81% 줄었다.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출하하는 업계 특성상 건설경기가 회사의 실적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 한 관계자는 “레미콘은 독자적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없어 건설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귀뜸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건설경기 실사지수(CBSI)는 단 한 차례도 70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2015년 7월에는 101.3을 기록하는 등 건설경기의 회복세가 이어졌고, 같은 해 CBSI는 한 차례도 80 이하로 하락하지 않았다. 통상 CBSI가 100을 넘으면 건설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건설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경기의 회복으로 레미콘 출하량도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2010년 1억1,551만m3에서 2015년 1억5,215만m3로 늘었다. 같은 기간 아주산업의 영업이익 또한 두 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부터 CBSI가 80선을 밑돌기 시작했고, 2018년 하반기에는 줄곧 60~70선을 오갔다. 2016년 1억1,715만m3이던 레미콘 출하량 또한 2018년 말 기준 1억5,572만m3로 감소했다.

올해 건설업계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10%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오던 중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3월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6개월간 이어온 증가 추세를 마감했고, 지난달 CBSI는 4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레미콘 입찰 담합 등의 혐의로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17일 서울·인천지방 조달청이 발주한 레미콘 공공구매 입찰에서 담합을 자행한 혐의로 레미콘 17개사에 대해 과징금 총 198억원을 부과했다. 이 중 아주산업은 24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아주산업의 1분기 영업이익보다 10억원 가량 많은 과징금이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의 등락과 레미콘 수요에 따라 실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건설경기가 좋았을 때는 실적이 좋았지만, 현재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어 그 수요에 맞게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도 올해 건설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역량을 발휘해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제재와 관련해 관계자는 “공정위가 발표한 입찰 담합 건에 대해 현재 사실 확인 중”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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